한국은행 이사와 은행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조천식 전 한국정보통신 대표(89·가운데)가 모교인 서울대 중앙도서관의 시설환경개선을 위해 50억원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로 조 전 대표와 그의 아내인 윤창기 씨(85·왼쪽) 부부가 지금까지 대학 및 종교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20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대는 22일 행정관 대회의실에서 오연천 총장(오른쪽) 등 서울대 주요 인사와 조 전 대표 부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천식-윤창기 중앙도서관 시설환경개선 기금’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조 전 대표는 최근 서울대가 도서관 리모델링 기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표의 거액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부부는 자식들을 다 키운 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고 생각해 2010년 과학기술 인력 양성에 힘써달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155억여원을 쾌척했다. KAIST는 이듬해 이 재원을 활용해 미래 교통기술에 관한 학문 간 융·복합 연구와 교육을 하는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을 열었다. 조 전 대표는 또 2011년 천주교 대전교구에 20여억원을 기탁했다. 이같은 공로로 같은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조 전 대표의 기부활동 자금 원천은 한국은행 이사와 은행감독원 부원장, 기업 대표 시절 모은 돈과 1973년 퇴직금으로 받은 자금으로 산 서울 역삼동과 충남 천안의 토지다. 그는 이 땅을 37년간 팔지 않고 보유해 목돈을 마련했고 이 자금으로 기부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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