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신발 패스트 패션…이랜드, 슈펜 출시

입력 2013-04-22 17:11   수정 2013-04-23 00:00

멀티숍과 가격경쟁 격화


신발시장이 뜨겁다. ‘ABC마트’처럼 여러 브랜드를 한군데로 모아 파는 멀티숍이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신발 패스트 패션(SPA)’도 첫선을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다음달 국내 최초의 신발 SPA 브랜드인 ‘슈펜’을 내놓는다. 서울 NC백화점 송파점에 990㎡(약 300평)짜리 대형 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명동·강남 등 핵심 상권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슈펜은 SPA 특성에 맞게 계절마다 2000종의 신상품을 쏟아내는 ‘물량 공세’를 전략으로 삼았다. 유명 브랜드보다 50% 이상 싸게 판매할 계획이다. 천연가죽 정장구두가 5만9900원, 단화가 1만9900원 안팎이다. 디자이너 출신의 상품기획자(MD)들이 전 세계에서 상품을 공수, 중간 유통단계를 없앴다는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의류에 집중됐던 국내 SPA 시장이 잡화와 액세서리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2년 안에 중국과 일본에 진출하고 2020년 전 세계 매장 1000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신발 SPA 브랜드는 최근 급성장한 신발 멀티숍과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발 멀티숍은 여러 신발 브랜드를 함께 파는 편집매장으로, ‘ABC마트’ ‘레스모아’ ‘슈마커’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ABC마트가 32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레스모아(1350억원)와 슈마커(1250억원)가 뒤를 이었다. 매장 수로는 슈마커(200개) ABC마트(134개) 레스모아(67개) 순이다. 병행수입 방식으로 서너 개 점포를 운영하는 군소업체까지 포함하면 30~40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신발 멀티숍 시장 규모는 작년 8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통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는 전체 신발 유통망에서 멀티숍 비중이 각각 50%,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신발 구매 패턴이 백화점이나 브랜드별 매장에서 멀티숍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어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상품 구색이 장점인 멀티숍과 ‘다른 데서 한 켤레 살 값에 두세 켤레 살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SPA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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