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 균등 향상이 민주당의 정체성 돼야
“정당은 선거에 이기기 위해 존재한다. 민주통합당은 4번의 전국 선거에서 잇달아 졌다. 민주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려고 당 대표 선거에 나왔다.”
민주당 5ㆍ4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한길 후보(서울광진갑ㆍ4선ㆍ사진)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비롯한 전국 선거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러면서 “내년 선거에서도 지면 민주당은 죽은 세력”이라고 했다. 자신을 ‘한길불패’ ‘대통령제조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고건 서울시장, 임창렬 경기지사가 승리한 1998년 지방선거와 152석으로 당시 열린우리당이 사상 첫 과반의석을 확보한 2004년 총선에서 당 기획단장으로 선거를 지휘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에서도 선거캠프 선대위 대변인과, 미디어선거특별본부장을 각각 맡았다.
그는 “정당은 선거에서 지면 지지자에게 돌려줄 게 아무것도 없다. 민주당이 꼭 그런 꼴”이라고 했다. 그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선거 한두 달 앞두고 계파별로 나눠먹기식 공천을 해선 백전백패한다”며 “대표가 되면 당장 이길 수 있는 정치 지형을 만들고 공약에 쓰일 정책 준비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 지향”이라고 답했다. 헌법 전문의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라고 돼 있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김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좌파나 중도 등 이념 논쟁은 그만두고 헌법적 가치 안에서 국민생활에 집중하기 위한 비전과 실천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반값등록금 무상보육 복지확대 경제민주화 등 민주당이 많은 구호를 먼저 외쳤지만, 당의 역량을 계파싸움 등에 소비하면서 새누리당에 비해 세부적인 공약과 재원 마련 등에서 졌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생활밀착형 정책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선거를 책임졌던 범주류의 책임론을 거론한 것이고, 자신은 정책 정당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그게 내가 말하고 있는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혁신의 인적 내용은 계파에 의존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고, 대표 직속으로 인재영입기구를 둬 외부에서라도 끌어와 분야별 정책스타를 만들어 국민 앞에 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4ㆍ24 재ㆍ보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그 중 한 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그러기 위해선 4선 기간에 한 번도 특정계파에 속한 적이 없는 김한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범주류 강기정·이용섭 후보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본인이 되는 것보다 남이 안 되게 하는 게 중요한 건지, 후보를 사퇴한 분은 뭘 얻는 건지 등을 생각해본다”고만 언급했다.
김재후/이호기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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