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17일(06: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북한의 전쟁위협이 인바운드 인수·합병(외국기업의 한국기업 M&A)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반면 아웃바운드 M&A(한국기업의 외국기업 M&A)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손영진 심슨 대처 앤 바틀렛 서울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북한의 위협이 크로스보더 M&A(국적이 다른 기업간 M&A)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변호사는 15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빌딩 25층 심슨 대처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M&A 거래의 성사 가능성을 우려하는 일부 외국인들은 불안감 때문에 거래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일부 있다"면서도 "반면 북한 리스크에 둔감한 한국기업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해외에서 M&A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1884년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심슨 대처는 클리어리 가틀립 스탠 앤 해밀턴과 함께 가장 오랜 기간 한국과 관련한 거래를 담당한 외국계 로펌이다. 1990년대 초부터 한국의 IB업무를 담당했다. 1998년 4월 대한민국 정부 최초의 해외국채였던 4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자문한 것을 비롯해 한국 주식시장 사상 최대 규모였던 삼성생명과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의 상장을 자문했다.
가장 오랫동안 제3자의 시각에서 한국 관련 업무를 다뤄온 만큼 북한 이슈와 관련한 심슨 대처의 분석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손 변호사는 "한국인들은 북한의 위협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북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영향을 덜 받는 곳이 한국"이라며 "외국 기업이나 해외 투자자의 경우 불안감 때문에 거래에서 발을 빼는 경우가 있다"며 웃었다.
심슨 대처는 올해 한국 기업금융(IB) 시장의 최대어들을 주무를 로펌이기도다.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 현대로템 등 기업공개(IPO) '빅3'의 법률자문사다. 2009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인 KKR의 오비맥주 인수를 자문했던 인연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 M&A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비맥주의 유력한 매각측 법률자문사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올해 최대 M&A와 IPO 거래를 다루게 되는 심슨 대처를 이끄는 손 변호사지만 IB시장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한국기업의 해외 M&A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전망에 대해서도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손 변호사는 "지난 5년간의 통계를 보더라도 다수의 해외 M&A가 추진됐다가 무산됐다"며 "올해도 초기단계의 해외 M&A가 상당수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M&A보다 해외 기업의 한국기업 M&A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한국기업들에 대한 해외 사모펀드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심슨 대처는 KKR과 블랙스톤 등 대형 PEF들을 주요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손 변호사는 "골드만삭스의 사모투자부문인 골드만삭스PIA와 어피니티, H&Q, 앵커인베스트파트너스(AIP) 등 PEF들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고용해서 한국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KKR과 블랙스톤 같은 대형 PEF들도 국민연금 등과 연계해 한국투자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IPO 시장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올해도 대형 IPO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기업의 홍콩 주식시장 상장에 대해서는 기대를 나타냈다. 심슨 대처는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도차이나홀딩스의 법률자문사다.
손 변호사는 "베이직하우스, 락앤락 등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3~4년째 시도하고 있는데도 홍콩증시 상장이 이뤄진 회사가 한 곳도 없다는 건 미스테리"라며 "상장요건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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