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무학이 알코올도수 16.9도짜리 저도주 ‘좋은데이’를 앞세워 ‘처음처럼’의 롯데주류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며 소주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했다.
23일 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09만8000상자(한 상자는 360㎖짜리 30병)를 출고해 하이트진로의 401만4000상자에 이어 출고량 2위를 차지했다. 롯데주류는 출고량이 101만8000상자로, 전년 동기보다 36.9% 줄어들어 3위로 밀려났다. 무학이 롯데를 제친 것은 지난해 5월, 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월 39.9%까지 주저앉았던 하이트진로는 49.4%로 한달 만에 점유율을 회복했다.
하이트진로와 무학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롯데주류가 하락한 데는 롯데가 지난 1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게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격을 인상하기 전에 도매상들이 처음처럼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롯데주류의 출고량이 1월에 늘었다가 2월에는 급격하게 줄었다는 것.
하지만 부산·경남 지역에서 무학의 상승세가 매우 가팔라 무학과 롯데주류 간 역전현상이 일시적인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무학은 2007년만 해도 소주시장 점유율 7.9%로 전국 5위에 그쳤지만, 2011년에는 3위(12.3%)로 올라섰다. 부산 연고의 대선주조가 기업 인수·합병(M&A)을 거치는 과정에서 지역 영향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게 점유율 확대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학은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 강남에서 마케팅을 벌이며 본격적인 전국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맥주시장에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간 격차가 소폭 줄었다.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61.2%에서 58.9%로 줄어든 반면 하이트진로는 38.8%에서 41.1%로 상승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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