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쇼크에 너무 떨었나…뚜껑 열어보니 실적 살아있네

입력 2013-04-24 17:33   수정 2013-04-25 00:07

GS건설·삼성엔지만 '쇼크' 수준
LG생건·KT&G등 내수주도 선방
금호석유·삼성테크윈 '깜짝 실적'

"실적 우려 과장된 측면 있다"… 현대차·포스코 26일 발표 주목



GS건설의 ‘어닝쇼크’가 몰고 온 상장사 실적에 대한 불안이 차츰 해소되는 분위기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 건설주를 제외하면 걱정한 것보다는 나쁘지 않아서다. 현대자동차 등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는 25일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어닝쇼크 기업 많지 않아

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주요 기업(3개 이상 증권사가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기업) 11개사 중 예상을 10% 이상 밑도는 ‘어닝 쇼크’를 낸 기업은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두 곳뿐이다.

나머지 9개사는 기대치를 충족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뿐 아니라 LG생활건강 KT&G 등 내수주, LG화학LS산전 등 소재 및 산업재 관련주까지 업종도 다양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 삼성테크윈 대림산업 세 곳은 잠정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비해 10% 이상 많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 금호석유의 경우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573억원이었으나 실제론 782억원에 달해 약 36% 웃돌았다. ‘깜짝 실적’ 발표는 이날도 이어졌다. 개장 전 발표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3170억원으로 시장 추정치(2230억원)보다 42% 많았다. LG전자 또한 예상(2905억원)보다 약 20% 웃도는 34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대우건설은 1093억원의 영업이익을 1분기에 거둬 974억원이던 추정치보다 많은 이익을 냈다.

이들 기업의 1분기 성적은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 10일 실적시즌의 포문을 연 GS건설이 ‘재앙’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선 ‘추정 실적이 무의미하다’는 극단적인 회의론까지 나왔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우려는 과장된 면도 있었다”며 “IT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비교적 이익을 잘 내고 있다는 게 확인되고 있는 이상 시장 분위기가 반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실적 나오는 25일이 ‘고비’

1분기 실적시즌의 고비는 25일이 될 전망이다. 시가총액 2위 현대차를 비롯 포스코 삼성물산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나온다.

현대차는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 리콜, 통상임금 문제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1분기 ‘성적표’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쏠린다. 기대에 부합하면 우려가 정점을 찍고 완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의 경우 현대차뿐 아니라 계열사 전체, 더 나아가 다른 업종으로까지 실적 우려가 번질 여지도 있다.

눈높이는 많이 낮아졌다. 올초 2조원 수준이었던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1조8751억원까지 내려왔고 이보다 더 낮게 보는 시각도 많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조8000억원 정도만 나와도 선방한 셈”이라고 했다. 다만 이익 기대치가 낮아질수록 실적 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 또한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와 삼성물산의 실적도 관심이 크다. 포스코는 경기 영향으로 철강 제품 수요가 부진한 탓에, 삼성물산은 ‘어닝쇼크’를 낸 GS건설과 같은 건설주란 이유로 우려가 있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결 기준 포스코가 8269억원, 삼성물산은 1304억원이다. 26일에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는 이어진다. 기아차 SK이노베이션 현대건설 KB금융 등 주로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내려가고 있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많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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