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화려하게 변신한 까닭 알고 보니 … 매장 간판 파란색 사라진다

입력 2013-04-25 10:47   수정 2013-04-25 14:18

갈색톤 전시장 이어 서비스센터도 교체 예정
전 세계 대리점 'CI' 통일 작업 가속




현대자동차의 전시장이 화려한 변신을 시도중이다. 현대차를 상징했던 파란색 매장 간판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진한 갈색톤 간판으로 '전시장 얼굴(브랜드 아이덴티티, BI)'이 바뀌고 있다.

24일 오후 찾아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현대차 잠실지점. 기존 파란색 간판 대신 갈색 간판이 새로 들어섰다. 웨이브 패턴(물결무늬)을 입힌 입체감을 강조한 간판은 파란색 하면 떠오르던 현대차의 옛 이미지를 찾기 힘들다.

같은 직영점인 강남 대치동의 테헤란로지점은 이전 파란색 간판 그대로다. 매장 규모는 잠실점보다 훨씬 작다.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자리잡은 잠실점과 달리 오피스지역으로 분류되는 이 곳은 전시장 방문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다.

테헤란로 전시장 관계자는 "지역별 거점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간판 교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면서 "우리 매장은 아직 파란색을 쓰는데 본사에서 교체 지침이 나오면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 들어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직영매장에 파란색 간판을 내리고 갈색으로 교체하는 등 기업이미지(CI) 통합 작업을 진행중이다. 파란색 간판은 현대차가 고수해 온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색상이다. 간판 교체는 파격적인 변화다.

서울 강북지역 전시장도 갈색 간판으로 바뀌고 있다. 노원구 태릉역 사거리에 위치한 공릉지점은 최근 갈색 간판으로 교체했다. 이 매장은 동부간선도로 및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가까운 데다 구리·퇴계원으로 나가는 차량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로 부각되고 있는 곳이다.

직영점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대리점도 갈색 간판으로 바뀌고 있다.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선정대리점은 직영점과 같은 무늬는 아니지만 간판색은 갈색으로 교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로고가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CI 변경 작업은 아니다" 며 "인테리어 변화 등 지역 거점의 고급화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메탈 브라운'으로 불리는 갈색으로 바꾼 이유는 2011년 발표한 '모던 프리미엄'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면서 고급스러운 색상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간판 변경은 현대차의 브랜드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이 최종검수 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서울 시내 직영점 96곳과 대리점 92곳이 갈색 간판으로 바뀔 예정. 서비스센터도 갈색톤으로 바꾸고 전 세계 매장도 동일한 규격으로 변경한다.

현대차의 변화는 수입차 시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안방 시장에서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전시장 수가 늘고 있는 데다 최근 수입차 공세에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넓은 공간을 갖춘 수입차 전시장이 백화점 같다면 공간이 좁은 현대차 전시장은 마트 같은 느낌이 강했다" 며 "현대차가 수입차를 의식해 대리점을 고급화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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