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에 종목형 ELS 손실 가능성↑…건설·화학·철강 '주의'

입력 2013-04-25 14:42  

어닝 쇼크, 환율 변동 등으로 대형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일부 원금비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도 해외지수들의 기세가 한 풀 꺾이면서 조기상환이 미뤄지는 추세다.

25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미상환된 ELS의 기초자산 중 모든 하방 배리어를 밑돈 종목은 대한전선, STX,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한진해운홀딩스, 현대상선, 현대증권, 셀트리온, 미래에셋증권, 대우건설, 코오롱 등이다.

하방 배리어(녹인 배리어)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간을 말한다. 상품마다 조건은 다르지만 투자기간 동안 기초 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을 밑돌고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ELS 상품을 권할 때 흔히 '주가가 반토막이 나지 않으면 손실을 보지 않는다'며 안정성을 강조하지만 일부 대형주들은 실제로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기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건설, 화학, 철강, 증권 등 업종이 추가적으로 하방 배리어 터치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각 상품의 배리어 조건과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GS건설, SK네트웍스, 삼성정밀화학, 삼성엔지니어링, 현대하이스코, SKC, 삼성증권, 포스코, 한진해운, 현대제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 ELS가 추가적으로 손실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종목 리스크가 커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수형 ELS에 쏠리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종목형 ELS의 녹인 우려가 심화되면서 종목형 ELS보다는 안정적인 국내 지수형이, 국내 지수형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쿠폰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해외 지수형 ELS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3월 기준 국내종목형 ELS 발행 비중은 12.4%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해외지수형 ELS 비중은 전월 대비 14.2%포인트 증가한 60.9%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하락해 조기 상환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3월 조기상환 물량은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HSCEI 지수의 급락으로 상환이 이연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4월 상환 대상인 해외 지수형 ELS 역시 HSCEI 지수의 하락으로 이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OTC팀 과장은 "ELS는 워낙 다양한 기초자산을 가지고 다양한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시황에 따라 상품을 일괄평가하긴 어렵다"며 "기초자산 뿐만 아니라 세부 조건을 따져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코스피지수, HSCE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세 지수를 묶은 3인덱스 상품이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일부 자산가들의 경우 금값이 많이 빠졌다는 판단 하에 관련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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