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수동에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짜리 원룸에 살던 안영빈 씨(26)는 3개월 전 방을 내놓고 집을 옮겼다. 그는 최근 예전 집주인으로부터 “지금 살지 않더라도 집이 나갈 때까지는 월 관리비 7만원을 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안씨는 “계약할 땐 그런 설명이 없다가 이제 와서 이러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고무줄 원룸 관리비’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관련 규정이 없어 관리비가 주먹구구식으로 부과되고 있고, 어디에 쓰이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주택법 45조와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관리비 내역을 정한다. 관리비는 공용사용분(인건비, 청소비, 공동전기료 등)과 개별사용분(전기료, 수도료 등)으로 이뤄진다.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을 통해 지난달 공개한 전국 관리비 평균은 3.3㎡당 2013원이다.
원룸 등 소형 주택은 이런 관리비 평균치마저 구할 수 없는 ‘관리비 사각지대’다. 원룸이 밀집해 있는 서울 창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여긴 3.3㎡당 6000~9000원 선에서 집주인이 관리비를 마음대로 정한다”고 전했다.
서울에 있는 공동주택의 평균 관리비(2168원)에 비해 최고 4배 이상을 받는 셈이다. 서울 신림동에 있는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룸의 관리비는 지역의 시세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한 집주인이 관리비를 올리면 덩달아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리비를 높여 낮은 월세를 보전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집주인도 있다. 안씨의 사례처럼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이전 세입자에게 관리비를 부담시키기도 한다.
서인숙 경보공인중개사 대표는 “계약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에 주인에게 (집을 뺀다고) 알리면 계약기간이 지난 뒤엔 법적으로 관리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약 계약기간이 지난 뒤 말이 없다가 나중에 갑자기 나가면 암묵적 계약갱신이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3개월까지는 관리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원룸 등 개인이 하는 임대업은 등록하지 않은 채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관리비 규정을 만들기 어렵다”며 “계약할 때 미리 집주인에게 관련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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