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의 날'에 생각해보는 우리 사회의 법치수준

입력 2013-04-25 17:34   수정 2013-04-25 22:52

25일은 ‘법의 날’이다. 우리의 법치주의와 준법정신은 어디까지 와있는지 되돌아보면 참담한 심정뿐이다. 국민을 섬긴다는 정부 관료와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최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재조(在朝)와 재야(在野)의 법조인들 모두 기득권을 붙든 채 특권의식에 젖어있음을 목격하고 있는 탓이다.

당장 입법부의 리더십은 땅에 떨어졌다.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입법권의 남용이 문제다. 경제민주화의 광풍 속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규제입법은 법의 보편성을 외면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감정적, 차별적 응징을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대한문 앞 불법농성이 1년째 이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법치주의와 준법의식은 박물관의 낡은 유물쯤으로 전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법의 날 기념식에서 “법치야말로 성숙한 선진국으로 가는 토대”라며 “국민 행복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법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또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 아래 공정하고 엄정한 법 집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옳은 말이다. 문제는 실행 의지다.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것은 물론 안되지만, 부당하게 가중 처벌하는 것 역시 법의 형평성 위배다. 이런 불편부당한 원칙을 지켜가는 것이 성숙한 민주사회를 판가름하는 잣대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법조인들은 자기성찰과 각별한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무엇보다 전관예우 같은 기득권, 자신을 예외로 하는 특혜와 결별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사법부와 검찰, 변호사 업계 등 기성 법조인들은 물론이고 로스쿨생 같은 예비법조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인사에서 물러난 고위급 검사들이 이번에도 대거 로펌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전관 특혜가 아직 여전하다는 얘기다. 로스쿨생들이 시험발표 직전에 변호사 합격률 90%를 보장하라고 떼법 쓰듯 나서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법치와 준법을 지향하면서 특혜와 예외 요소를 털어 나가는 것, 법의 날에 법의 정신을 다시 새겨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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