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분기 성장률을 확대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기 대비 0.9%가 높아 보일지 모르지만 지난해 3분기(0.0%)와 4분기(0.3%) 성장이 워낙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5%에 불과한데 이는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는 것이다. 현오석 부총리 역시 어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당장 조치를 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며 위기론을 강조했다.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정부와 한은이 이번엔 1분기 성장률과 현 경제상황에 대한 해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각종 경기지표가 혼조된 모습을 보이는 요즘이다. 예를 들어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에 비해 3% 늘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11.5%나 줄었다. 소비는 전기에 비해 0.3%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1.4% 증가했다.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한은은 이를 아전인수식으로만 해석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지금 경제는 비상상황이며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회생 방안을 고민해도 모자랄 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관계 당국들은 성장률을 두고 누구의 말이 맞는지 따져보자는 식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가속화되는 엔저로 불확실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합심해 대책을 내놓지는 못할 망정 중구난방이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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