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잡은 30대 집배원…"포상금은 부상 당한 강도에게"

편의점 강도를 붙잡은 집배원이 검거 포상금을 자신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다친 강도를 위해 쓰기로 해 화제다.

광화문 우정사업본부 직원 윤봉규(35)씨는 지난 25일 새벽 일행 3명과 함께 편의점에 들렀다가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위협해 12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정모(22·지적장애 2급)씨를 추격 끝에 붙잡았다.

당시 강도는 붙잡히지 않으려고 윤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격투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정씨는 부상을 입었다. 병원 검사 결과 약간의 뇌출혈 증세가 확인돼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정신 장애를 앓는 정씨는 공장에 다니는 홀어머니 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정씨는 어머니에게 "짜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했다가 어머니가 "나중에 사주겠다"고 하자 밖으로 나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뒤늦게 강도 정씨의 사연을 접한 뒤 포상금을 내놓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장 병원비가 없어 홀어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들었다"며 "포상금을 얼마나 받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치료비에 보태 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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