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골프투어인 발렌타인챔피언십은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골프대회 가운데 최다 상금액을 자랑한다. 이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220만6000유로(약 31억9000만원)다. 매년 10월 열리는 미국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의 총상금 190만달러(약 21억원)보다 10억원 이상 많다.
지난 28일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제패한 브렛 럼퍼드(호주)가 받은 우승 상금은 36만7500유로(약 5억3155만원).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린 곳이 있다. 이 대회에서 세금 수입으로 6억원을 넘게 벌어들인 국세청이다.
국내 선수가 골프대회에서 상금을 받으면 소득세 3%와 주민세 0.3% 등 3.3%가 원천 징수된다. 그러나 외국 선수가 국내 대회에서 상금을 받으면 훨씬 무거운 세금을 내야 한다. 소득세 20%와 주민세 2% 등 원천 징수 세금이 22%에 달한다. 외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55명이 총상금의 86.7%인 191만4000유로(약 27억6800만원)를 가져갔다. 국세청은 이들로부터 총 42만1133유로(약 6억900만원)의 세금을 거뒀다.
하지만 커트 통과를 해 상금을 벌어들인 국내 선수는 17명에 불과했다. 유일하게 ‘톱10’에 든 김형성(공동 6위)이 5만8388유로(약 8450만원)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했다. 하지만 17명의 상금을 다 합쳐봐야 29만2000유로(4억2200만원)에 불과하다. 세금은 고작 1400만원. 챔피언 럼퍼드는 우승 상금의 22%인 1억1700만원을 세금으로 냈다. 17명의 국내 선수가 낸 세금의 8.35배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우승자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의 우승 상금 5억5000만원보다 많은 6억8000만원을 세금으로 챙겼다. 지난해 외국 선수들은 총상금의 93%인 30억7000만원가량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들은 14명이 2억3000만원의 상금을 받아 76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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