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구 800만弗 협상 장기화땐 정부가 대납 검토
존폐위기에 선 개성공단을 두고 남북이 팽팽하게 기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독수리 훈련’이 30일 종료되면서 한반도의 긴장국면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한반도 기류를 가를 가장 큰 관문은 개성공단이다. 전날 개성공단에서 미처 철수하지 못한 개성공단관리위 관계자 등 7명은 이날 실무협의를 통해 북측이 요구한 3월 임금 등 ‘미수금’ 처리와 우리 기업의 완제품 반출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은 근로자에게 미지급된 3월 임금 720만달러(약 80억원)에다가 소득세, 통신료 등 800만달러 안팎을 우리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임금 지급 대신 개성공단 내 완제품 및 자재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협의가 장기화될 경우 식자재 부족 등 인도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먼저 대납한 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의 방법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 7명이 북한 측과 협상을 마치고 무사 귀환할 때까지 단전·단수 문제 등 철수 후 취할 조치에 대한 검토는 미룰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인원이 모두 귀환한 이후에는 안전문제 등의 우려가 있어 송전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단전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특강에서 “북한이 부당한 행동을 깨닫고 뒤로 물러나는 자체만으로도 개성공단은 그 즉시 정상화된다”며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자는 원칙은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눈곱만큼이라도 들어주는 것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개성공단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개성공단의 우리 측 인원 전원 철수 조치에 대해서는 “북한의 부당하고 비이성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당연한 명제 위에 취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변화 유도를 위한 추가 조치는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의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괴뢰들이 개성공업지구에서 인원을 철수하든 말든 개의치 않는다”며 “괴뢰들이 개성공업지구마저 완전히 깬다면 민족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측이 개성공단에 대한 단수·단전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내놓으면서도 북측이 먼저 개성공단을 완전히 폐쇄할 가능성은 낮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북한은 이날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대표단이 신청한 개성공단 방문을 거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방북이 안 되더라도 앞으로 기업들의 정상화 노력과 의지 표현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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