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창신동의 ‘문구·완구시장’. 어린이날을 며칠 앞두고 있어선지 가게마다 손님들이 더 늘었다. 송동호 승진완구 사장은 “지난달보다 손님이 2~3배가량 늘었다”며 “레고 시리즈 같은 블록완구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선물용으로 1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제품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팔려나갔다. 또 성인용 장난감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경향이다.
○비디오게임 지고 블록완구 뜨고
불황의 그늘이 짙지만 완구시장은 예외다. 이마트의 지난해 전체매출은 3.7% 감소했지만 완구는 15.6% 성장했다. 롯데마트의 완구 전문 매장 ‘토이저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15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토이저러스 매장도 2011년 18개에서 지난해 23개로 증가했다. 5만원 이상의 고가 완구 매출도 10% 이상 불어났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은 레고의 ‘닌자고’ 시리즈 등 블록 완구다. 2000년대 중반 닌텐도, PSP 등 비디오게임기에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김현중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상품기획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게임기 매출이 줄었다”며 “아이 스스로 생각하며 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블록을 많이 선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닌자고’ 시리즈가 TV에서 만화영화로 방영되면서 아이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2009년 블록완구와 비디오게임의 판매 비율이 2 대 8이었지만 올해 그 반대인 8 대 2로 뒤집혔다. 지난해 히트상품이었던 ‘레드닌자고’는 품귀현상이 나타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돈을 주고 사는 일도 있었다.
○아빠를 위한 장난감도 성장세
완구는 아이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상식도 깨지고 있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성인 남성을 일컫는 ‘키덜트족’을 겨냥한 상품 판매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안에 지난해 5월 문을 연 성인 장난감 전문매장인 ‘토이&하비’는 월평균 20~30%의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곳에선 애니메이션 로봇, 무선조종 자동차, 헬기 등을 판매한다. 주요 고객층은 20~40대 남성이다. 한번에 100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한희권 아이파크백화점 리빙문화팀장은 “예전에는 어른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당당한 취미생활로 인식되면서 ‘고연령대’의 남성 마니아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만수/강진규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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