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드림' 상징 美 여성기업인의 몰락

입력 2013-04-30 17:21   수정 2013-05-01 03:11

20년간 천부적 사교술 승승장구
탈세·내부거래 혐의로 징역형



‘차이나 드림’을 이룬 미국인의 상징 로레타 프레디 부시 전 신화파이낸스 최고경영자(CEO·55·사진)가 워싱턴DC 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미 국세청으로부터 2만4500달러(약 27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다.

부시는 신화파이낸스의 전 이사였던 셸리 싱할, 디네스 펠리노의 내부거래를 통해 5000만달러(약 54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다수의 사기 혐의로 2011년 워싱턴DC 지방법원에 기소됐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두 이사는 각각 9개월의 징역형을, 세 명 모두는 2만달러씩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부시는 천부적인 사교술로 20여년간 중국 정·재계를 주름 잡았다. 고등학교 때 결혼해 16세에 첫 아이를 낳은 그는 3년 뒤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두 아이를 홀로 부양하며 어렵게 생활하던 그에게 찾아온 일자리는 대만 정부의 월급 3000달러짜리 곡물 조달직.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 특유의 사교술로 홍콩과 중국을 오가며 중국 경제관료들과 친분을 쌓았다. 중국 진출을 원하는 외국인을 위한 컨설팅회사 ‘부시코프’를 발판으로 2000년 국영 신화통신과 합작, 중국 증시에 경제뉴스를 제공하는 신화파이낸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2004년 중국 기업 최초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2007년에는 계열사인 신화파이낸스미디어를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하지만 나스닥에 상장된 직후 부시와 동료들의 내부거래 의혹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상장 당시 이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미국 거물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혔고, 부시는 월가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부시는 2008년 신화파이낸스 CEO에서 물러났고, 나스닥 상장 계열사 대표직만 유지했지만 그나마 계열사도 2011년 청산 절차를 밟았다.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된 뒤 몇 주일 지나지 않아 검찰은 부시와 펠리노, 싱할이 문서위조 등 10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피고들은 플리바겐(사전형량조절 합의)에서 세금 탈루 혐의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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