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매출 뚝…주가엔 호재?

입력 2013-04-30 17:24   수정 2013-05-01 03:13

1분기 매출 0.3% 감소에도 양적완화 지속 기대감에 S&P 주가는 최고치 경신


미국 기업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유럽 경기침체로 제품을 내다팔 시장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그나마 살아나던 미국 국내 소비도 연방정부의 재정긴축으로 움츠러들면서 기업들의 성장세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서 고용시장도 위축되는 악순환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의 절반 이상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매출이 전 분기에 비해 0.3%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2009년 3분기 이후 S&P500 기업들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건 작년 3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 기업의 매출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유럽이다.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기 침체가 우려했던 것보다 미국 기업 매출에 더 큰 타격을 입혔다고 WSJ는 분석했다. 재정 취약국인 남부 유럽 국가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경제 대국의 경기도 빠르게 둔화되면서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의 약 17%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 1분기 유럽 내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줄었다. 키스 셰린 G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고 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마저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증가세 둔화가 눈에 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미국의 가계 지출이 전달에 비해 0.2% 늘어났다고 이날 밝혔다. 2월에는 0.7% 늘어났다. 연초 근로소득세가 인상된 데 이어 3월에는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이 시작되면서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 위축에 따른 기업들의 매출 부진은 역설적이게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이날도 11.37포인트(0.7%) 오른 1593.61에 장을 마감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부양을 위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Fed는 4월30일과 5월1일 이틀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한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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