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사실상 외화 부채는 갚아야 할 시점에서 환율이 중요하다"며 "환율 변동으로 인해 부채가 줄어들더라도 실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엔저 수혜주로 꼽히는 대한항공의 주가는 올해 들어 24% 하락했다. 지난달 17일 장중에는 연중 최저가(3만650원)까지 추락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엔화 부채가 많아 엔화 가치 약세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올초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앞다퉈 '매수' 추천한 곳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로 인해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엔화 수혜주로 분류됐지만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초 대비 12.8%, 한국가스공사는 0.3%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엔저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 내부에서도 엔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는 환 헤지로 인해 환율 변동에서 오는 이익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실질적인 부채 완화 효과는 크지 않다"며 "엔화 부채를 늘려가는 추세지만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달러 부채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엔저 수혜주들의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업황 부진 등 개별 실적에 미치는 요인들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철강 업황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저가 항공사의 위협, 화물 운송량 감소 등으로 실적 악화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박병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 수혜주라도 개별 기업 실적 등 다양한 요인에 주가가 움직인다"며 "무조건 엔저 수혜주라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환율 변동으로 인해 부채가 줄어들더라도 실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외화 부채는 갚아야 할 시점에서의 환율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기업들이 보유하는 외화 부채는 5년. 10년 장기 부채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혜는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채는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극히 일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100엔당 1126.82원을 기록해 올초와 비교했을 때 9% 가까이 하락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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