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없이 저가에 유통…비규격품 난립 정면대응
국내 철강업체들이 중국산 저가 수입 H형강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직수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규격에 맞는 수입품을 마진 없이 팔아 불량 수입품의 난립을 막겠다는 것이다. 국내산 제품의 가격까지 내려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중국 라이우강철과 일본 JFE스틸 등에서 올 들어 1만 이상의 H형강을 수입했다. 지난 1월 1000을 시작으로 2월 3500, 3월 4500 등 매달 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4월에도 2000~3000가량을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H형강은 단면이 ‘H’ 모양인 열연 제품으로 건축물 뼈대에 주로 쓰인다. 한국에서는 현대제철(지난해 생산량 약 243만)과 동국제강(약 75만)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제품이 대거 들어오면서 시장을 많이 내준 상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은 2000년 3만4000여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58만8000여으로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물량 공세에다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까지 무분별하게 수입되는 바람에 부실 시공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연 100만의 H형강을 생산할 수 있는 동국제강이 중국으로부터 매달 몇 천씩 직수입에 나선 것도 시장 질서를 흐리는 저가 수입품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불량품을 들여와 많은 마진을 붙여서 파는 수입업자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동안 신고센터 운영 등으로 대응해왔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며 “중국산 정품을 거의 마진 없이 내놓기 때문에 불량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직수입품은 동국제강이 생산하지 않는 규격 제품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직수입과 병행해 국내산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중국산 수입품이 많은 중소형 규격의 H형강 가격을 최근 당 7만~8만원가량 낮췄다. 동국제강이 마진 없이 중국산을 팔고 있어 국내산 가격도 어느 정도 맞춰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 정화를 위해 일부 희생은 감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일부 제품만 내린 것이어서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 이건희 회장, '핵전쟁' 대비하려 지하 벙커를
▶ 토니안, 사업 대박나더니 '이 정도였어?'
▶ "예쁜 女직원 데려와" 50억 자산가 고객에 쩔쩔
▶ '갤럭시S4' 가짜로 제작? 삼성 직원의 폭로
▶ 현아 가슴, 신동엽 얼굴에 밀착…방송사고 아냐?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