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쪽지 예산 무산되자 몽니 부리는 것"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사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회의가 1일 파행했다.
최재성 간사 등 민주통합당 위원들이 정부의 재원 마련 대책과 부자 증세 문제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심사를 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계수조정소위는 정회됐다. 이에 따라 당초 여야가 합의한 시한까지 추경안 처리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여야는 3일 또는 6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새누리당 쪽에선 “최재성 간사가 쪽지 예산을 들고 왔는데, 이게 추경에 반영되지 않으니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최 간사는 이날 계수조정소위가 예정된 오후 2시께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추경을 처음 추진하면서 밝혔던 방침과 단 한 줄도 입장이 바뀌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정홍원 국무총리가 ‘추경으로 인해 악화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이번 임시국회 내에서 강구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향후 대책도 국회와 충실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재정 건전성 대책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득세 최고 세율 과표구간을 1억5000만원으로 낮추고, 최저한세율을 올려 추경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예산 심의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와 만나 “실질적인 재정 건전성 대책을 정부가 밝히지 않으면, 앞으로 예결위 추경 심사는 계속 보이콧할 방침”이라며 “파행으로 봐도 된다”고 했다.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국회 예결위원장과 입법조사관실에 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예결위원장실에 대기하면서 소회의장엔 들어가지 않았다.
이 같은 민주당 측의 요구에 대해 새누리당 측은 ‘추경을 위한 증세는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세제 문제는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는 게 새누리당 측의 논리다.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 등은 입법 사항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원회에서 추경과 별개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소위 위원인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다뤄야 할 일인데 예결위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최저한세율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14%에서 16%로 올렸는데 민주당이 떼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 관계자는 “최 간사가 정부안에 없던 남양주 슬로푸드 대회나 영등포구 제2구민체육센터 건립,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건설 등 사업 예산이 상임위 증액합의 과정에서 누락됐다는 점을 계속 지적했는데 그게 안 받아들여지니 저러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예결위 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엔 최 의원 이름으로 △전남 함평군 나산면~해보면 국도24호선 확장포장사업(20억원) △남양주슬로푸드 대회(5억원) △영등포구 제2구민체육센터(100억원) △시흥스마트허브교통체계 개편(20억원) △부천 문화복합기초시설 조성사업(3억5000만원)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1000억원) 등 275억원을 반영해 달라는 요청이 올라있다. 남양주는 최 의원의 지역구다.
장윤석 예결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경을 심사하다가 세법을 건드릴 수 없다”며 “여러 채널을 통해 설득하고 대화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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