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TV토론 '이정희 방지법' 만든다…선관위, 지지율 10% 이하 후보 출연 제한 추진

입력 2013-05-02 17:09   수정 2013-05-03 02:26

선관위, 지지율 10% 이하 후보 출연 제한 추진
언론사 정당후보 평가 후 순위 발표도 가능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지율 10% 이하 대선 후보의 TV 토론 출연을 제한하는 이른바 ‘이정희 방지법’을 추진한다. 대선이나 총선 후 정당에 지급하는 선거비용 보전금액을 감액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선관위는 이 같은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마련, 토론회 등을 거쳐 오는 6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2일 발표했다. 선관위는 대선 TV 토론의 참여범위와 관련,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10% 이하 후보는 2차 토론부터 배제하고 3차 토론에는 지지율 1, 2위 후보만 출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8대 대선 TV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는 등의 발언을 한 이후 정치권에서는 “TV토론 출연 자격을 지지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후보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중복지급 문제도 해소하기로 했다. 현재는 정부가 세금으로 충당되는 정당 선거비용을 대선이나 총선 전에 미리 지급하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정당이 사용한 금액을 일정부분 보전해 주고 있다. 선관위는 앞으로 선거 후 보전금을 지급할 때 선거 전 미리 지급한 선거비용만큼을 뺀 금액만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은 18대 대선에서 선거 전 177억원, 선거 후 453억원 등 총 630억원을 국고보조금으로 받았다. 선관위 방침대로라면 앞으로는 선거 후 보전비용으로 453억원에서 177억원을 뺀 276억원만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새누리당의 대선 국고보조금은 총 453억원으로 줄어든다. 민주통합당은 161억50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덜 받게 될 전망이다.

선관위는 수동적 위치에 머물렀던 유권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유권자들의 선거운동은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나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 말로 하는 선거운동이나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방식의 선거운동도 전면 허용(선거일 제외)하는 것을 추진한다.

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유권자가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의 인쇄물을 배부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했다. 앞으로는 직접적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인쇄물과 시설물 등만 규제하고, 정당 정책이 아닌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을 담은 인쇄물 배부가 허용된다. 또 언론 등이 정당·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비교 평가하거나 그 결과를 공표할 때 서열화(점수를 부여하거나 순위·등급을 매기는 것)를 금지한 규정도 삭제하기로 했다.

정치권은 선관위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다만 민주당은 일정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 후보의 방송 토론 기회를 제한하는 이른바 ‘이정희 방지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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