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모씨(52)의 사회 고위층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성접대 동영상 실체를 규명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성접대 동영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브로커 박모씨와 박씨의 운전기사인 P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지만 “CD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진술만 받아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윤씨와 내연관계였던 여성 사업가 권모씨의 부탁을 받고 윤씨의 벤츠 승용차를 회수하면서 차 안에 있던 동영상 CD를 가로챈 것으로 알려진 박씨를 지난 1일 체포했다. 박씨는 변호사 자격증 없이 권씨에게 “윤씨 관련 채무를 해결해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는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에게 “경찰에서 윤씨에게 불리하게 진술하라”고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씨의 벤츠 승용차를 직접 회수한 P씨는 같은 날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자진출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박씨가 여자들을 협박하고 특정한 진술을 하도록 강요한 부분이 있다”며 “의심가는 부분을 규명하려면 한 사람의 진술 만으로는 안 되니 의견이 대립하는 부분도 조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금명간 박씨와 P씨를 대질할 예정이다. 경찰은 최근 출국금지 요청이 받아들여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윤씨에게서 성접대 등 각종 향응을 제공 받고 편의를 봐준 정황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한편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씨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
권씨와 간통한 혐의로 기소된 윤씨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강현구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불참한데다 법원 측과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핵심 인물이지만 문제의 동영상 실체조차 규명되지 않아 경찰도 윤씨의 소재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윤씨를 소환할 단계가 아니라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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