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녹슨 벨트' 였던 美 디트로이트, 창업 열기로 젊은이들 몰려

입력 2013-05-02 17:25   수정 2013-05-03 02:18

벤처 생태계를 살리자 (5ㆍ끝) 지방은 창업 사각지대

해외 성공사례
실리콘밸리 반값이면 창업…펀드 조성 등 州정부서 지원



“디트로이트는 번영의 길로 다시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미국 컨설팅회사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지난 2월 펴낸 ‘2012 기술산업 보고서(2012 technology industry report)’에서 정보기술(IT), 생명과학, 자동차 등 기술산업 분야의 회사들이 모여들면서 디트로이트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에 있는 기술산업 분야 일자리는 21만984개(2010년 기준)로, 실리콘밸리를 구성하는 도시 중 하나인 새너제이(23만5376개)와 비슷했다. 기술 분야 회사 숫자는 7119개로 새너제이(6462개사)를 앞질렀다.

‘녹슨 벨트’로 불렸던 디트로이트가 기술과 혁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침체로 1950년대 최대 180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70만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최근 젊은이들이 창업을 위해 몰려들면서 활력을 되찾고 있다. 빈 사무실과 공장이 많아 저렴한 비용으로 회사를 세울 수 있고 주변에 우수한 대학들이 많은 게 디트로이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17개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디트로이트 벤처파트너스의 조시 링크너 최고경영자(CEO)는 “디트로이트에선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할 때의 반값으로 창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내에 버려진 빈 공장과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벤처기업 사무실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 중심가에 문을 연 메디슨(M@dison) 빌딩이 대표적이다. 허름한 공장에서 구글 사무실 같은 쾌적한 공간으로 변한 이곳에는 현재 20개가량의 벤처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트위터의 디트로이트 지사도 지난달 이 건물에 입주했다.

미시간 주정부 역시 디트로이트를 창업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미시간 주정부는 ‘르네상스 벤처캐피털 펀드’와 ‘미시간 벤처 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그 금액은 작년 2억3200만달러(약 2550억원)로 전년(8500만달러)보다 세 배나 뛰었다.

전문가들은 지역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벤처 육성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이나리 기업가정신센터장은 “지역마다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전자 등 주력사업이 있는 만큼 이를 IT와 융합한다면 차별화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창업허브가 지방에도 마련된다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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