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이어 토익 텝스 부정 행위 잇따라 …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입력 2013-05-03 13:15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 유출 사건에 이어 방송 아나운서와 대기업 직원, 명문대생 등의 토익·텝스 어학시험 부정행위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토익·텝스 시험에서 부정 행위를 의뢰한 혐의로 피의자 50여 명을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의뢰자 중에는 방송국 현직 여성 아나운서와 직원, 대기업 사원,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 소재 로스쿨에 다니는 박모 씨29) 씨 등에게 어학 시험 부정행위를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어학 시험 부정행위 조직을 운영한 박모 씨와 일당 6명 등을 검거했다. 수험생으로 가장해 시험을 대신 본 일명 '선수'들 중에는 영어강사, 미국 소재 대학 졸업생, 국내 명문대 졸업생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박모씨 대포폰에서 부정시험 의뢰를 문의한 사람이 320명에 달한다며 다른 시험에서 부정 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0일엔 SAT 주관 업체인 '칼리지보드'가 SAT 문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5월 한국 SAT 시험을 취소했다. 칼리지보드는 미국 대학에 이 사실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인 지원자들의 시험 점수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AT나 어학 시험 등에서 한국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에는 SAT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취소됐다. 토익·텝스 등 어학 시험 부정행위는 매년 여러 건이 적발되고 있다.

시험 부정행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누리꾼들은 '부정 한국'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몇백만 원만 있으면 토익이든 텝스든 성적을 딸 수 있는 세상"이란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미국 대학들이 한국 학생들의 SAT 점수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사를 인용, "공공연한 비밀이 터졌군요" 라며 "역시 우리 나라는 아직 멀었나 보다"라고 허탈함을 전했다.

한 블로그에는 "토익·텝스는 물론 여러 학원들의 부정 행위가 도를 넘었다. 한국인들이 '부정 행위 하는 사람'으로 몰릴 형편"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경닷컴 권효준 인턴기자 winterrose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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