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장은 단전·단수 않기로…군 통신선 재개통 요구

입력 2013-05-03 17:13   수정 2013-05-03 23:17

개성공단에 남아 있던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우리 측 인원 7명이 3일 전원 귀환함에 따라 남북 간 마지막 연결고리였던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남북은 우리 입주 기업의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끝내 합의하지 못하고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해 남북 간 협의의 끈은 남겨뒀다.

홍 위원장을 비롯한 우리 측 관계자 7명은 이날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했다. 현지에 남아 북측과 실무협상을 벌인 지 4일 만이다.

남북은 개성공단 내 우리 인원 전원 귀환을 마무리하기 위해 북측이 요구한 미수금 문제와 우리측 기업의 완제품·원부자재 반출을 두고 실무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남북은 추가 협의 4일 만에 협상을 일단 마무리했다. 북측이 요구한 미수금 부분은 우리 기업의 협조로 내역이 확인됨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빠른 해결을 위해 개별 기업이 납부하는 방식 대신 정부가 먼저 지급하고 사후에 기업에 해당 비용을 요청하는 방식을 택했다.

난항을 겪은 것은 우리 측이 요구한 입주 기업의 완제품·원부자재 반출 부분이었다. 우리 측은 “북한의 책임으로 개성공단이 파행을 겪고 있지만 북측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며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북측은 우리 기업의 완제품·원부자재 반출에 대해서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남북은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정부는 우리 측 인원의 귀환을 최대한 조속히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완제품 반출 등은 사후에 전화로 북측과 협의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실무 협상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진행을 늦춘 것이 곧 있을 한·미 정상회담까지 개성공단 이슈를 끌고 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완제품 반출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이 연결의 끈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측은 이번 협상에서 ‘협상이 이어질 고리를 남겨둘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내려올지’가 관건이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남측을 비난하면서도 개성공단을 유지할 여지를 남겨둔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자들이 각자 공장에 방문해 밀린 임금을 지급하고 공단에 있는 원부자재와 생산 완제품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현지 설비와 기계를 보전할 수 있도록 방북을 승인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협회는 공동성명서에서 “남북은 부적절한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며 정부가 입주 기업 재산 보호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조수영/은정진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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