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 높은 PX 증설 붐…공급과잉 우려

입력 2013-05-05 17:21   수정 2013-05-06 09:04

규제 풀린 SK종합화학
日社 합작 연 100만t
다른 정유사도 뛰어들어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로 SK종합화학이 일본과 합작회사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파라자일렌(P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합성섬유 폴리에스테르의 원료인 PX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어서 설비 증설이 잇따르고 있지만 2~3년 후 공급과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 GS칼텍스 등 4개사가 2015년까지 총 연산 430만t 규모의 PX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합작으로 울산에 연 100만 규모의 PX 설비를 짓고 있다.

지주사인 SK(주)의 손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증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지만, 정부가 지난 1일 공동출자법인에 한해 지분 보유율을 50%로 낮춰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은 JX에너지와의 1조원대 PX 합작법인 설립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빠듯한 정제마진 탓에 부가제품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정유사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산공장에 연 100만급 PX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는 삼성토탈은 내년 상반기 중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인천공장에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연 130만t급 PX 공장을 신설 중이다. 여수에선 GS칼텍스가 2015년까지 연 135만t 규모의 설비를 추가한다. SK종합화학과 마찬가지로 증손자회사 지분 규정에 묶여 일본 측과 합작 증설을 미뤄오던 GS칼텍스의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들 4개 업체가 증설하는 물량인 연 430만t은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PX(565만184)의 76%에 달하는 규모다. 2015년부터 신설 설비에서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 공급 충격이 예상되는 수준이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PX 수요처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공장이 대규모로 들어서고 있다”며 “증설 물량의 대부분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떨어질 경우 PX 시장이 과잉공급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PX 가격이 내년 하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SK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2015년 상반기부터는 상승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10년 중반 당 1000달러 아래였던 국내 PX 가격은 2011년부터 150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3월 말엔 1620달러까지 올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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