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매년 쑥쑥 … 올 4천억
위닉스 60종 라인업 "수성"…코웨이 OEM서 자체 생산…쿠쿠전자도 신제품 출사표
비가 오거나 고온다습한 날이 많아지면서 제습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끝나도 비가 많이 오고 습기가 많을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함에 따라 생활가전업계는 올해 제습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시장 두 배로 증가”
가정에서 쓰이는 제습기는 바닷가나 강가 등 습기가 많은 일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썼던 가전제품이다. 위닉스가 2000년 국내에서 첫 제품을 내놓았으나 당시만 해도 수요가 많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판매량이 1만~2만대에 그쳤다. 2008년에는 3만대, 2009년 4만대를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2010년 8만대로 판매량이 두 배 이상 껑충 뛰었고 2011년 14만대, 2012년 50만대로 급증했다. 올해는 1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금액으로는 올해 4000억원이 넘는 제습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습기 시장이 급팽창한 것은 지난 3~4년간 비가 많이 오는 아열대성 기후 특성을 보인 데다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끈적끈적한 불쾌감을 줄이기 위해 제습기를 사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들도 생겼다. 제습기와 선풍기를 적절히 활용하면 에어컨을 쓰는 것보다 전기료를 최대 70% 정도 아끼면서 동일한 냉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견·중소기업이 아직은 우위
제습기는 중견·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시장지배력이 큰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다. 업계 1위 위닉스는 올해 60여종(지난해는 40여종)의 제품으로 선발주자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1200억원어치를 올해 판매, 시장점유율 40%(업계 추정)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강훈희 위닉스 마케팅팀장은 “1996년 제습기 관련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위닉스는 연구·개발을 주도해왔다”며 “제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낮추는 신기술로 선발주자 자리를 확고히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습기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코웨이(3위)는 8만대를 판 데 이어 올해는 2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생활가전업계 1위인 코웨이는 작년 위닉스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했으나 올해는 자체 생산도 검토 중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광고마케팅을 하고 자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정수기와 청정기 시장에서 갖고 있는 유통 파워를 적절히 활용하면 제습기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밥솥이 주력인 쿠쿠전자도 지난해 제습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에너지 효율 1등급’과 정수기 냉각 노하우를 적용한 ‘터보 제습기능’을 앞세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터보 제습기능은 20여분 만에 습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해준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선 LG전자가 적극적
대기업에서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21%로 업계 2위인 LG전자가 최근 신제품 13종을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작년 대비 모델 수를 두 배로 늘렸고, 제품 출시 시기도 예년보다 보름 이상 앞당겼다.
2008년 제습기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시장점유율 11%)는 조만간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승준 삼성전자 홍보팀 대리는 “예년처럼 5월 초중순에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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