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등 담보물 1만개
은행 부실채권 사들여 정상화 시킨뒤 되팔아 수익
직원 3배·순이익 7배↑
근무일수 3분의 1 출장…조폭 소유주 만나 감금되기도
‘집에 가기 싫어 상’ ‘집에 있기 싫어 상’ ‘결정해주세요 상’.
연합자산관리회사(유암코)가 작년 12월 한 해를 결산하면서 직원들에게 수여한 상 이름이다. 1년 동안 가장 야근을 많이 한 직원에게는 ‘집에 가기 싫어 상’이, 최다 휴일 출근자에겐 ‘집에 있기 싫어 상’이 각각 수여됐다. 잦은 품의서 제출로 상사를 괴롭힌(?) 직원에겐 ‘결정해주세요 상’이 돌아갔다. 최다 출장을 기록한 직원은 ‘장돌뱅이 상’을 받았다.
유암코는 은행들로부터 부실채권을 사들인 뒤 정상화해 되파는 사업을 한다. 설립 다음해인 2010년 1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엔 99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부실채권 시장 점유율도 1위로 올라섰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밤낮 없이 발로 뛴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융권 떠돌이들이 모여 만든 회사
유암코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이성규 대표(54)를 포함해 45명이다. 이들은 모두 부실채권 전문가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이 가슴 시린 아픔을 갖고 있다. 이들이 부실채권 시장에 뛰어든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무렵이다. 몸담고 있던 은행이 퇴출되면서 호구지책으로 부실채권 회수에 나섰다. 다행히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부실채권 전문가를 찾고 있던 터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부터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실채권 물량이 줄어들자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하나둘 철수했다. 이들은 다시 일자리를 잃었다. 몇몇은 저축은행이나 건설회사 등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상당수는 이 직장 저 직장을 떠돌아다녔다.
이들이 유암코에 모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계기가 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부실채권이 넘쳐나자 은행들은 공동으로 유암코를 만들었다. 금융당국이 부실채권 비율을 1.3% 이하로 맞추도록 권고하면서 부실채권을 팔아넘길 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유암코 직원들은 부실채권 고수들이면서도 직장을 잡지 못해 떠돌이 생활을 했다는 공통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들이 제도권 금융권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에 신명나게 일하다보니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출장 한번에 2000㎞ 주행
유암코가 관리하고 있는 채권 담보물은 전국에 1만여개가 있다. 절반이 중소기업 공장이다. 나머지 절반은 상가, 주거용 건물, 토지 등이다. 모두 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유암코가 사들인 물건이다. 유암코 직원들은 이들 담보물을 실사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연간 평균 출장일수가 100일을 훌쩍 넘는다.
박진우 차장은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자동차 주행거리가 2000㎞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방 소도시 물건은 채무자가 조직폭력배인 경우도 상당하다. 양석재 자산관리본부 부장은 2011년 9월 경남 통영시에 있는 8층짜리 근린건물을 살펴보러 갔다가 건물 소유주였던 조직폭력배들에게 4시간이나 감금당한 적도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대표도 부실채권 전문가다. 외환위기 직후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기업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이 선진금융기법이라는 자신감을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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