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연에서 받은 감동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느끼고 싶습니다. 어떤 그림을 보면 가슴이 꽝하고 내려앉는 것 같을 때가 있는데 제 그림이 그런 울림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8일부터 내달 9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화랑에서 개인전을 펼치는 한국화가 김보희 씨(61·이화여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자연보다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젊을 땐 인물화나 정물화도 그렸지만, 이제는 자연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2년 월전미술상을 수상한 김씨는 야트막한 산과 강이 흐르는 배산임수를 선과 평면이 만나는 독특한 수평 구도로 표현해 온 작가다. 최근에는 이국적인 자연에 매료돼 사시사철 푸른 제주의 풍경과 바다를 캔버스에 담아 왔다. ‘투워즈(Towards·사진)’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지난 8년간 작업한 제주의 식물과 바다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대작 19점을 건다.
“1975년 제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로 기회가 될 때마다 남편과 다니던 제주가 좋아 8년 전부터는 아예 서울 집을 정리하고 제주에 터를 잡았습니다.” 제주의 풍경에 매료된 그는 “녹색에서 자연의 에너지와 생명의 근원을 발견했다”고 했다. 속이 들여다보일 듯한 옥빛 바다의 잔잔한 물결, 길게 뻗은 수평선 위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사시사철 푸른 제주의 야자수, 녹색으로 변한 나뭇잎, 크고 굵은 선인장, 연둣빛 개구리 등 눈에 스며든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화폭에 내려앉았다. (02)720-152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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