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초년생과 갓 결혼한 신혼부부, 독신자 등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각자 인생 계획과 자금 운용 목표는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재산이 쌓이는 시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소득이 늘어나는 30대는 본격적인 자산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30대들은 자금과 정보 부재 등으로 재테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은행 예금, 증권 자산관리계좌(CMA) 등 금리형 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재테크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재테크는 재무 상태 점검부터
우선 본인의 재무 상태 점검부터 시작해야 한다. 병을 알아내려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하듯이 소득과 지출, 투자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점검을 해야 한다. 흔히들 30대는 유흥, 쇼핑 등의 소비 지출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여 저축 비중을 높여야 한다.
결혼을 했다면 부부 중 소득이 많은 쪽의 월급은 전액 저축하고 적은 사람의 월급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결혼을 하더라도 부부가 재산관리를 따로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물론 부부가 합의 아래 그렇게 하기로 했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재테크를 위해서는 소득을 하나로 합쳐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각자 재산 관리를 하면 불필요한 지출도 쉽게 발생하고 중복 투자로 비효율적이 될 공산이 높다.
재무 상태 점검이 끝났다면 다음으로는 재테크 목표, 즉 투자 목적을 정해야 한다. 꼭 30대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30대에 재테크 목표를 확실히 정해 두면 나중에도 효과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해진다.
30대의 주요 투자 목적은 내집 마련과 자녀 교육, 노후 준비, 여행자금 등을 꼽을 수 있다. 매달 적은 금액으로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더라도 투자 목적별로 통장을 나눠 관리해야 한다. 또 목적 자금별로 목표 금액을 산정해서 그에 적합한 투자를 해야 한다. 목표 금액과 투자 기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다르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좋지만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리스크도 높다. 여유자금이 아닌 목적자금은 안전한 투자가 기본이다. 여행자금 등 단기에 꼭 사용할 자금은 특히 그렇다. 단기 자금은 최근 금리가 많이 내렸지만 안전한 금리형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상품은 매달 납입해 목돈을 마련하는 은행 적금이 있다. 매달 자동 납입되는 상품은 아니지만 은행 적금과 금리가 비슷한 증권사 CMA나 머니마켓펀드(MMF)도 활용할 만하다.
비상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한다면 증권사 CMA가 적합하다. CMA는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지급되므로 ‘중도 환매 리스크’가 없다.
○장기 자금은 적립식 펀드
내집 마련과 자녀 교육자금은 지금 당장 사용할 자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장기로 진행하는 투자다. 이런 장기 자금은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이 가능한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되 국내 주식형 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
주식형 상품에 거치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만기 확정 없이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비과세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주가는 오르내리는 사이클이 있다. 주가지수 최고점에서 적립식 상품에 가입했더라도 꾸준히 투자하면 투자 시점보다 주가지수가 낮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적립식 펀드는 한 상품에 ‘몰빵’하기보다는 유형별로 3~5개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좋다. 성장형, 가치형, 압축형 등 펀드 유형별로 분산투자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수익률 등을 살펴 펀드를 교체 또는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월 투자금액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사실상 거치식 투자가 돼 적립식 투자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목돈 마련이 목적이라면 추가로 변액보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보험은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10년 이상 투자하면 비과세 대상이 되는 장점이 있다. 과세 대상인 해외 주식형 또는 해외 채권형 펀드를 변액보험에 담아 투자하면 비과세로 투자할 수 있다.
○노후 준비는 신연금저축 활용을
결혼을 했거나 독신이거나 공통적으로 중요한 일은 노후 준비다. 30대들은 노후 준비에 마음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은퇴까지 긴 시간이 남아 있는 데다, 국민연금 외에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위해 개인연금도 일정액 투자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수명이 길어져 은퇴 후 기간도 연장되면서 노후 자금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후에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사적 연금이다. 과거 사적 연금은 ‘연말정산용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절세뿐 아니라 정말 노후 준비를 위해 꼭 갖고 있어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올해 세법 개정으로 연금저축펀드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신연금저축은 기존 소득공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납입 한도가 늘어나고 연금 통합 관리, 중도 출금 기능까지 갖췄다.
과거 연금 상품은 펀드 변경이나 계좌 이전은 가능했지만 분산 투자가 불가능했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극적인 운용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신연금저축은 하나의 연금 계좌로 통합 관리되고 분산투자가 가능해져 투자자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운용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국내 및 해외 주식형 상품이나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은 해외 채권형 상품에 투자해 기대수익률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김소정 KDB대우증권 컨설팅지원부장 heather.kim@dwse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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