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SNS는 정보전달 미디어…실시간 모니터링 필수

입력 2013-05-09 15:29  

[한경 BIZ School]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지상중계 (8) 비즈니스를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용 전략

전화로 전달할 메시지…지금은 SNS 통해 해결
카카오톡은 관계 형성…페이스북은 정보전달에 중점
콘텐츠 지속적 업데이트…오프라인 고객도 신경 써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사람의 사회 활동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페이스북과 싸이월드, 불특정 다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해주는 트위터와 미투데이(네이버),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 라인(네이버), 마이피플(다음) 등이 있다.

“페이스북은 기업이 광고료를 내면 기업 페이지를 만들어줍니다. 대부분의 주요 기업이 기업 페이지를 만들고 있죠. 카카오톡은 ‘플러스친구’라는 유료 계정을 만들어 기업이 광고료를 내면 일반인과 친구를 맺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SNS가 있는데, 사람들은 왜 SNS를 이용할까요?”

연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 봄학기 여덟 번째 시간. ‘비즈니스를 위한 SNS 활용 전략’ 강의를 맡은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SNS의 정의와 활용 방법 설명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그대로 반영하는 SNS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는 1차적인 이유는 정서적인 안정입니다. 의지할 구석을 찾는 거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딘가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이 중요합니다. 교류를 해야 살 수 있는 것이죠. 또 재미를 찾는 것도 이유입니다. 친구들과 모여서 이야기하면 재미있잖아요. 이런 기본적인 욕구 외에 SNS를 이용하는 이유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보를 얻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죠. 이런 면에서 SNS는 실제 사회생활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런 SNS가 우리 생활을 결정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크게 바꾸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일부는 바뀌고, 일부는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바뀌고, 무엇은 그대로인지 한번 같이 생각해 보시죠.”

임 교수는 교실 화면에 ‘풀빵닷컴’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국회의원의 뇌구조’라는 이미지를 띄웠다. 초선의원의 뇌 중심에는 ‘국정 운영’이 자리잡고 있다. 재선 의원은 ‘말빨’, 3선은 ‘격투기’, 4선 이상의 다선은 ‘세상이 다 내 것’이 중심을 꿰차고 있다.

“뇌구조 그림은 재미를 위해 보여드린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보듯 인간은 뇌의 지배를 받습니다. ‘던바의 숫자’라는 법칙을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영장류 생태 연구를 하던 로빈 던바 리버풀대 교수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종족에 따라 그룹의 구성원 크기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고릴라는 평균 17마리, 침팬지는 45마리의 무리를 짓습니다. 던바 교수는 이 숫자가 두뇌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 뇌에서 신피질이 차지하는 비중과 이 그룹 크기가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신피질이 큰 종족은 사회 활동을 하는 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던바의 법칙을 사람에게 적용해보니 사람은 아주 친밀한 그룹 40명, 중규모 150명, 대규모 800명의 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인류 역사의 초기 단계를 보면 150명이 넘어가는 집단은 두 개로 나뉘는 경향이 발견됐다는 연구도 나왔다. 150명이 ‘사람이 일정한 친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라는 것이다. 군대가 소대, 중대, 대대 병력을 이와 비슷한 규모로 나누는 것 역시 역사적인 경험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SNS마다 활용법이 다르다

“그런데 SNS를 쓰면 개인의 교류 집단 규모가 커질까요? 친밀 그룹이 40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날까요? 사실 어렵습니다.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공감한다는 건데, 이걸 하는 우리 두뇌의 능력은 제한돼 있습니다. 물론 SNS가 소식을 전하기에는 편리하니까 40명이 45명, 50명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100명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1967년 스탠리 밀그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160명을 무작위로 고른 다음 그들에게 보스턴시에서 사는 증권 중개인 A씨가 수신인인 편지를 주고 아는 사람 가운데 A씨를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160통의 편지 가운데 42통이 A씨에게 전달됐다. 전달 과정에서 거쳐간 사람 수는 평균 5.5명이었다.

“전 세계 사람이 6명만 거치면 아는 사람이라는 법칙이 이 실험에서 나왔습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이 개개인은 느슨할 수 있지만, 전체로 보면 상당히 촘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SNS도 목적에 따라 활용법이 달라진다는 걸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이 카카오톡도 한다는 건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것이니까요.”

친한 사람끼리 소식을 주고받을 때는 카카오톡을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승진이나 출산 등 뭔가 알리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더 많이 활용한다. 카카오톡은 관계 형성에, 페이스북은 정보 전달에 중점이 있기 때문이다.

○“SNS의 정보 교류 기능을 적극 활용하라”

“기업은 이렇게 다른 SNS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한 유대 관계는 SNS를 통하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느슨한 교류에 있어선 과거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전엔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SNS를 통해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기업이 SNS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크라우드 펀딩 △타깃을 특정한 광고 △소셜 게임 등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다수의 일반 사용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타깃 광고는 SNS를 통해 나타난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고, 소셜 게임은 SNS 내 그룹 간 경쟁을 통해 게임 사용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기업이 SNS를 활용할 때 명심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기업의 SNS는 기업과 고객의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SNS는 인간 관계가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 실시간 모니터링 수단으로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최근 포스코에너지의 한 임원이 항공기 내에서 라면을 제대로 끓여 오라며 승무원을 폭행한 ‘라면 상무’ 사건은 기업이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일깨워줬습니다. 이 사건은 SNS를 통해 굉장히 빠르게 전파됐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더 큰 것은 SNS를 통해 퍼진 ‘비행 일지’였습니다. 기업 홍보 담당이라면 SNS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빠르게 대응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론에 끌려다니면서 기업 이미지에 굉장히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SNS는 확성기·자석·모니터’

임 교수는 기업이 미디어를 쓰는 목적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확성기 △고객의 메시지를 수집하는 자석 △기업에 대한 여론을 점검하는 모니터 등이다.

“기업은 SNS를 매우 신중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어떤 목적으로 SNS를 쓸 것인가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돈도 별로 안 드는데…’라면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모든 책임은 회사에 있습니다. 또 SNS와 관련한 결정과 책임을 누가 질지도 면밀하게 검토 해야 합니다. 흔히 팔로어가 많은 직원에게 SNS를 맡기곤 하는데, 문제는 그 직원이 회사를 얼마나 잘 아느냐 입니다. 회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책임을 맡고 SNS 사용 방법은 잘하는 사람에게 지원을 받는 것이 맞습니다.”

일단 SN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것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사람들이 기업 페이스북을 찾는 이유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인 만큼, 똑같은 정보를 계속 올려놓는 것은 오히려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꾸준히 올리되 메시지 업데이트 간격도 전략적으로 설정하라는 조언이다.

“많은 회사가 SNS를 쓰고 있지만 아직 확립된 SNS 활용 수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스스로 배우면서 절차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일단 기업이 공문을 주고받는 절차와 규정에 준해 SNS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하나 주의할 대목은 SNS가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은 SNS를 쓰지 않는 고객도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 고객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SNS를 아주 공식적이고 딱딱하게 사용하라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SNS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미디어입니다. 내부적인 SNS의 활용 절차는 공식화할 필요가 있지만 SNS에 올라가는 구체적인 메시지의 형태나 문구 등은 이런 SNS 사용 방식에 맞도록 재미있고 자유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이 기업의 SNS를 사용할 때는 정보도 필요로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재미있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강의 =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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