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슈퍼갑 현대차 노조의 담대한 요구들

입력 2013-05-10 17:02   수정 2013-05-11 03:16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안을 확정하면서 조합활동에 대해 민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회사 측에 불법 행위가 있어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일종의 면책 특권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협상안에는 성과급을 포함해 평균연봉을 현재 94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올리고, 정년을 61세로 연장하는 내용까지 들어 있다. 이번 협상이 오는 9월 새 집행부를 선출하는 선거와 맞물려 있는 탓에 강경파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다음달부터 시작될 노사협상이 심상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미리부터 나오고 있다.

모두가 경제 위기를 걱정하는데 대기업 정규직 노조만 무풍지대를 즐기고 있다. 무리한 요구라도 파업 불사를 외치면 회사가 꼼짝 못하고 받아주는 관행 탓이다. 노조는 점점 기득권을 쌓아 슈퍼갑이 돼 간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될 리 없다. 갈수록 생산성은 낮아지고 반대로 임금 코스트는 높아간다.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HPV)이 울산공장은 31.3시간인 데 반해 미국 앨라배마공장은 14.6시간, 베이징공장은 19.5시간이다. 그런데도 울산공장은 9주째 휴일 특근이 중단된 상태다.

정규직 노조가 기득권을 높여갈수록 청년들과 비정규직은 눈물을 흘리게 된다. 정규직 노조가 슈퍼갑이 돼 가는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노동시장은 물론이고 우리 경제도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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