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성과도 퇴색 '침울'…민정수석실 尹 귀국 후 조사
"국정운영 탄력 붙이려는데…"…대국민 사과 수위 놓고 고심
박근혜 대통령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사진) 경질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기 전인 9일(현지시간) 윤 전 대변인에 대한 경질을 결정했고,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그의 경질 사실을 공개했다. 청와대가 그만큼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윤 전 대변인이 미국에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게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물론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행동을 저지른 셈”이라며 “국제적 망신이라고 할만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박 대통령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윤 전 대변인의 행동 때문에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완전히 묻혔고, 국가의 이미지까지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계기로 국정운영에 탄력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던 상황에서 오히려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자신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상·하원 합동 연설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은 한국에 돌아간 이후부터 대외활동의 폭을 넓히는 등 본격적인 ‘박근혜다운 행보’를 보여줄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의 브리핑에도 나타난다. 이 수석은 귀국 직전 로스엔젤레스 현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전 대변인이)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의 방미가 아주 잘됐다는 국내외 칭찬을 받고 있고, 우리도 많은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도 불미스러운 일로 브리핑을 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국가의 품위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 언론들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경질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부터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허 실장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청와대는 사과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행 대변인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9일 오후 귀국한 윤 전 대변인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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