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수행 중 ‘성추행’ 사건에 연루돼 전격 경질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 대통령은 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경위는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경질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동포사회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워싱턴에서 20대 초반의 주미 한국대사관 여성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 관련 사건 때문에 경질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웬돌린 크럼프 미국 워싱턴경찰국 공보국장은 윤 전 대변인 관련 질의에 대해 “성추행 범죄 신고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언론이 공개한 미국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용의자가)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과 관련한 의혹을 보고받고 격노했고, 경질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당선된 뒤 가장 먼저 선임했기 때문에 ‘1호 인사’ 소리를 듣는다. 윤 전 대변인 사건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나라 망신을 시켰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통해 윤 전 대변인을 조사했다.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 소명 과정에서 피해 여성과의 신체 접촉을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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