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CEO 경영노트] "공부하는 창업자가 성공"…본사 '레시피' 뛰어넘어야

입력 2013-05-12 14:40  

공부(工夫)란 단어는 주자가 집필한 근사록(近思錄)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공부의 어원은 공부(功扶)와 같은 것으로, ‘공(功)은 힘을 더해 이루어내다’라는 말이고, 부(扶)는 ‘돕다’라는 뜻으로, 이를 합치면 ‘성공을 이루도록 스스로를 돕는다’라는 의미다. 일반적인 의미의 공부 즉 학생들이 행하는 학습(學習)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순히 익힌다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 돕는다’는 의미의 깊은 뜻을 생각해봐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는 늘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업가에게 있어 스스로 돕는다는 것은 바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교육사업을 접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전향한 필자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해 제일 처음 선택한 일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되는 일이었다. 가맹계약을 하고 가맹점주로서 가맹점을 운영해 보는 것보다 더 빨리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직접 가맹점을 운영해 보니 가맹점주 입장에서 불편한 점과 가맹본사의 부족한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오뎅사께’는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다. 내가 직접 운영해본 가맹점의 문제점을 보완한 브랜드였다. 이 브랜드는 일개 가맹점주를 프랜차이즈 사업가로 변신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치킨전문점 ‘매드후라이치킨’을 만들 때도 레드오션인 치킨시장에서 어떻게 차별화 전략을 이끌어낼까 많이 고민하고 시중에 나와 있는 온갖 조리법을 익힌 후 직접 치킨전문점을 운영해 보면서 이끌어낸 콘셉트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를 총괄하는 대표이사 입장에서 가맹점주들의 성향을 살피다 보면 아쉬울 때가 많다. 좋은 상권과 입지에서도 장사를 못하는 점주들을 볼 때면 더욱 그렇다. 오히려 조금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권·입지 조건에서 장사를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남들보다 더 노력한다. 본사가 교육해준 레시피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발전시켜 더 맛있게 하거나, 깜짝 놀랄 만한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내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스스로를 돕는 방법을 터득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주들은 언젠가 가맹점주란 신분에서 벗어나 여엇한 프랜차이즈 사업가가 되기도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공부는 누가 대신 해 줄 수 없다. 자신의 고민이요, 자신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상살이를 가르쳐주는 학원 같은 곳은 어디에도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창업하는 사람에게는 학원 같은 곳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학원을 다닌다고 성적이 모두 다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공부하는 사람만이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신천 < ‘에스씨에프’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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