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쓰나미] "통상임금 방치땐 일자리 다 날아간다"

입력 2013-05-12 17:28   수정 2013-05-13 01:12

경제계 "인건비 부담 견디지 못한 기업, 해외이전 가능성"


통상임금 문제는 국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갑자기 높아지면 신규 고용이 줄어들고 산업시설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대법원 판례대로 상여금이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되면 휴일 근무 수당, 야근 수당, 연월차 수당, 퇴직금, 4대 사회보험 등의 간접노동비용까지 포함해 임금 총액은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한 기업은 임금채권 소멸시효에 따라 최소 3년치 임금 차액을 보상해줘야 한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소 3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장회사 순이익(2011년)의 54.9%, 전산업 임금총액(2011년)의 8.9%, 국내총생산(2011년)의 3.1%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업의 부담은 한 해에 그치지 않는다. 임금 산정 구조가 바뀌면 매년 8조8663억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지난해 국내 근로자 1739만7000명이 받은 총임금이 433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평균 인건비를 2.04%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임금 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인건비 상승률은 더 높아진다. 경총은 판결 이후 5년간의 추가 비용 부담은 74조원이며 연평균 임금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 금액이 78조원으로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건비만 올라가면 가뜩이나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여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은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갑작스러운 임금 상승은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기업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고용 위축이 잇따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총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38조6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할 경우 올해에만 37만2000~41만8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최소 8만5000개, 최대 9만6000개의 일자리가 매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형준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매출 부진과 수익성 약화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겨 갈 경우 국내 일자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최근 정년 연장 법제화, 대체휴일제 논의 등으로 노동생산성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을 넘어섰으며 최근 중국에 4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등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 5년간 80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전제조건으로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촉구한 상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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