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반도체, 중견기업 성공 방정식 보였다

입력 2013-05-13 17:08   수정 2013-05-14 00:22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전문 중견기업인 서울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다른 LED 업체들이 잇달아 독일 오스람의 특허 공세를 당하면서 서울반도체의 특허경쟁력이 새삼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오스람은 일본 니치아화학, 네덜란드 필립스와 더불어 이른바 글로벌 LED 원천기술 ‘특허 빅3’로 꼽힌다. 이들 세 기업과 ‘상호 특허 공유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맺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서울반도체가 유일하다. 그만큼 특허 강자라는 얘기다. 올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그 결과다.

서울반도체 특허 경쟁력은 국제 평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선정 반도체 제조분야 ‘글로벌 특허 경쟁력’ 순위에서 LED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LED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가 1만건을 넘는다. 이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직류·교류 겸용 LED인 아크리치(Acrich) 특허로 외국 경쟁사에 침해 경고장까지 보낼 정도다. 이 모두 ‘기술 경영’의 결과다. 1987년 페어차일드 출신 엔지니어들이 세운 서울반도체를 1992년에 인수한 이정훈 사장은 처음부터 ‘특허장벽 구축하기’ 전략으로 나갔다. 20년간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투자하며 LED 분야 특허 창출에 매달렸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 기업들의 격렬한 견제도 받았다. 2009년 업계 1위 니치아와의 소송에서 물러서지 않는 분쟁 끝에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던 사건은 아직도 관련업계에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이는 서울반도체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은 글로벌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수출액이 5억달러를 돌파했다. 매출액의 67%다. 수출 대상국도 60여개국이다. 그 결과 당당히 LED 패키지 매출액 기준 글로벌 톱 5에 오르게 된 것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가야 할 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한다지만 정부의 보호와 지원, 좁은 내수시장에 안주한다면 서울반도체 같은 기업은 절대로 나올 수 없다. 기술력과 글로벌화에서 답을 찾은 서울반도체야말로 한국판 히든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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