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은 어디일까. 흔히 롯데 자이언츠가 연고로 있는 부산이 첫손에 꼽히지만 마산(창원시로 통합)도 만만치 않다. 마산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다소 거칠지만 폭발적인 응원을 과시하며 마산 팬들은 ‘마산 아재(아저씨)’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마산구장은 2011년 4월 온라인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가 NC다이노스를 창단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982년 건립된 낡은 경기장은 구단 창단과 동시에 리모델링을 거치며 깔끔하고 현대적인 야구장으로 재탄생했다.
인구 100만의 창원 팬들도 아홉 번째 구단을 환영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월14일 열린 NC다이노스의 퓨처스리그(한국프로야구 2군경기) 첫 홈 경기에는 9865명의 관중이 몰렸다. 올해 4월2일 열린 1군 리그 데뷔전은 입장권 예매가 일찌감치 매진됐고 모두 1만416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NC다이노스는 NC는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의 앞글자만을 딴 게 아니라 새로운 창원(New Changwon)이란 뜻을 담고 있다. 창원과 마산, 진해가 합쳐지며 생긴 새로운 창원의 지역통합을 NC다이노스가 야구를 통해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구단 측은 “경남의 대표 구단으로서 지역 자부심을 끌어 올리고 새로운 야구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구단 창단은 주로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때문에 NC다이노스는 일반인들에게 낯선 이름이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처음에는 뭐하는 회사냐는 질문도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엔씨소프트를 기억해준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컴퓨터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국내 최정상급 게임회사다. 1997년 설립돼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길드워, 블레이드앤소울 등 인기 게임을 만들어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회사답게 젊은 감각을 뽑낸다. 야구모자, 후드티, 무릎 담요, 우산 등 NC다이노스의 공식 상품들은 뛰어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야구장에서만 쓰는 상품이 아니라 디자인이 예뻐서 일상생활에서도 부담없이 입고 쓸 수 있는 상품을 팔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또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의 자사 게임에 NC다이노스의 대표 마스코트를 등장시키거나 관련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를 여는 등 야구단과 온라인 게임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마케팅을 펼쳐나가고 있다.
NC다이노스는 ‘함께 즐기는 야구’를 지향한다. 평일엔 직장인들을 위한 ‘비즈니스데이 스페셜’ 이벤트를 상시 진행한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홈경기)엔 20대를 위한 ‘20대의 금요일 밤’, 마지막 주 일요일(홈경기)엔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주니어 다이노스 데이’를 개최한다. ‘20대의 금요일 밤’은 학생증을 제시하면 입장료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포함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이 제공된다.
어린이 회원들을 위한 ‘주니어 다이노스 데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마산야구장 투어, 그라운드 캐치볼, 배트보이, 장내 아나운서 체험 등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마산야구장의 5500여 내야석 중 약 30%인 1600여석은 테이블석으로 리모델링을 해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야구를 관람하도록 했다. NC 측은 “마산야구장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야구를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NC다이노스는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구단으로 성장한다’는 모토를 토대로 지역 내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3월에 창원시에 3억원 상당의 시민 공영 자전거 ‘누비자’ 432대를 기증했다. 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지역 유치 후원, 지역 특수학교 지원, 지역 소년소녀가장 후원 등 야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지역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한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구단 측은 “지난해와 올해 야구 유소년들을 위한 ‘주니어 다이노스 스프링 챔피언십’ 야구 대회를 열었다”며 “이를 통해 대회에 참여한 경남지역의 모든 초중고교에 5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방과후 교실, 여름 캠프, 야구 축제 등의 프로그램으로 경남지역 야구 유소년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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