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등에 50여억원 과세 정당

입력 2013-05-15 15:43   수정 2013-05-15 16:10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기택)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설립한 사모펀드 5곳이 서울 종로세무서장·종로구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발표했다. 6년간에 걸친 소송 끝에 법원이 사실상 과세관청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미국 본토와 조세피난처 케이만 아일랜드 등에 사모펀드 5개를 설립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에 페이퍼 컴퍼니를 차린 뒤 칠봉산업이라는 국내기업을 인수하고, 칠봉산업을 통해 서울시내 대형빌딩을 산 뒤 외국계 투자회사에 칠봉산업의 주식을 팔아 130여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에 대해 과세관청이 52억여원의 법인세와 주민세를 부과하자 원고측은 한·미간 조세조약을 내세워 소송을 제기했다. 또 법인세법 시행령의 효력을 문제삼았다. 1심과 2심은 법인세법 시행령 132조 10항이 상위법인 법인세법 93조7호에 비해 과세 대상 범위를 과도하게 확장해 조세 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대법원은 이 시행령이 법인세법 93조7호에 따른 것으로 유효하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으며, 서울고등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조세조약과 법인세법 93조7호에 따르면 외국법인의 출자지분 양도소득에 법인세를 과세하려면 자산비율요건, 주식비율요건, 주식양도비율요건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시행령은 이중 자산비율요건만 갖추면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인세법이 외국 법인에 관한 과세 입법 목적 등을 고려해 양도소득 유형을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했다”며 “주식 양도에 따른 법인세 부과는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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