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탈피! 하수처리장의 대변신

입력 2013-05-15 17:31   수정 2013-05-16 08:33

최신설비 확충하며 버려진 공간 적극 활용



경남 창원시 덕동동에 있는 덕동하수처리장. 10년 전만 해도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방류수로 주민들의 불만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식 공법의 하수처리시설을 갖춰 악취 발생을 없앴고 최근엔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등 친환경 시설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72억원을 들여 하수처리장 침전지 옥상 4만9310㎡에 2㎿급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연간 12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흥수 창원시 하수관리사업소장은 “오는 11월부터는 하수슬러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시내버스 200대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하수처리장은 이젠 혐오시설이 아닌 저탄소 녹색성장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15일 말했다.

혐오시설로 외면받던 하수처리장이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이나 공원, 체육시설 등 주민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혐오시설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지방자치단체들은 2008년부터 하수처리장 시설을 최신식 설비로 확충하면서 유휴공간 활용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환경부도 2010년 ‘하수처리시설 에너지 자립화사업’에 나서면서 하수처리장의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창원시는 2010년 6월 북면하수처리장의 수처리장 위 1만3383㎡ 면적에 비거리 210m의 골프연습장을 설치했다. 순천시는 2010년부터 순천하수처리장의 하수슬러지를 바이오가스와 석탄 보조연료로 전환하는 에너지절약형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해 연간 약 1억5000만원의 운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와 계룡시, 세종시도 하수처리장에 100㎾급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갖추고 자체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9월 굴화하수처리장 5만440㎡의 공간에 장미공원, 축구장,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부산시는 최근 수영하수처리장 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4834㎡ 규모의 시민전시공원을 만들었다. 특히 수영하수처리장의 지하벙커와 하수관거는 영화와 광고 촬영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시는 서부·북부·신천하수처리장에 총 8.23㎿급 태양광발전소를 올 하반기에 준공한다. 포항시도 하수처리장과 정수장에 민자유치로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수처리시설 에너지자립화사업

환경부는 2010년부터 공공하수처리시설에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하수처리시설 에너지 자립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2008년 0.8%에 불과했던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에너지 고효율 설비 도입 지원, 소수력·하수열 등 미활용 에너지 이용 지원, 풍력·태양광 등 자연 에너지 생산 지원 등에 총 3조466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국 하수처리장에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면 연간 90만7000㎿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대구·울산·창원=강종효/임호범/하인식/김덕용 기자 k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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