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증 못받아 금리 더주고 순수한 영구채 발행으로 '선회'
▶마켓인사이트 5월16일 오후 2시53분
대한항공이 내달 중순 2000억~3000억원의 영구채(하이브리드채권)를 발행한다. 두산인프라코어와는 달리 은행 보증을 받지 않고 순수한 영구채 발행을 시도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KB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영구채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발행액은 2000억원을 목표로 하되 기관 등의 매수 수요가 클 경우 3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달 중순 발행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영구채는 특정 시점 후 조기 상환하거나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채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당초 두산인프라코어처럼 은행들의 보증을 받아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최소 3개 은행의 보증을 받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 금리를 더 주고 순수한 영구채를 발행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일반 회사채 신용등급이 ‘A0 긍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대한항공의 영구채는 A- 또는 BBB+급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A급인 대한항공이 은행 보증 없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영구채 발행에 성공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주관을 맡은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대적 고금리를 원하는 수요가 있어서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대형 증권사 DCM 부장은 “영구채 신용등급은 AAA 초우량 회사들은 1단계 정도 신용등급이 떨어지지만 A급들은 2단계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며 “대한항공 영구채는 BBB+가 될 가능성도 있는데 기관들에 대규모로 소화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다음달 씨티글로벌마켓·우리투자·KB투자증권 주관으로 5000억~6000억원,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KDB대우증권과 바클레이즈 주관으로 3000억~4000억원어치 영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열/하헌형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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