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솜노트' 표철민 대표 "다윗은 지는 일 없죠…14년차 CEO 내공 보여줄 것"

입력 2013-05-20 09:30  



'솜 시리즈' 만든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
글로벌 메모 앱 '에버노트'와 맞붙었다

최근 정보기술(IT)업계에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안에서 벌어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화제였다. 카카오톡 채팅방의 '채팅플러스' 서비스 안에서 두 개의 비슷한 어플리케이션(앱)이 격돌하게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 메모 앱인 '에버노트'와 국산 메모 앱 '솜노트'다. 솜노트가 먼저 카카오톡에 입성했지만 얼마 뒤 카카오가 에버노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이들의 싸움에 관심이 쏠렸다. 솜노트가 절대적으로 불리해보이는 싸움. 하지만 솜노트를 개발한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의 내공이 만만찮다. "해볼 만하다"는 표 대표를 이달 14일 서울 쌍림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연소 CEO'에서 앱 수급자로

20대 14년차 최고경영자(CEO). 29세 표 대표를 소개할 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중학생 시절 인터넷 도메인 등록 대행 사업을 시작하면서 ‘최연소 CEO'로 언론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대학에 들어가 새롭게 창업한 것이 위자드웍스. 국내 처음으로 나만의 인터넷 화면을 만들 수 있는 개인화포털 위자드닷컴을 만들고 웹 위젯(날씨, 달력 등 미니 응용프로그램)을 대중화했다.

그러나 ‘웹 전성시대’는 빨리 흘러갔다. 다음 시대는 모바일이 열었다.

“2009년 스마트폰 앱 수급 사업자가 됐습니다. 1년 반 동안 150개 앱을 만들어 SK텔레콤KT 등에 공급했습니다. 앱 한 개에 600~1500만 원을 받았죠. 이렇게 번 돈을 새롭게 만든 모바일 게임회사에 모두 투자했지만 결국 망하고 말았습니다."

스타 벤처기업인의 실패에 대부분이 등을 돌렸다. "그렇게 설치더니 잘 됐다"며 고소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2년 동안 사무실에 들어앉아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했다. 절치부심(切齒腐心) 끝에 만든 것이 솜노트, 솜메모다.

◆"세상에 노트가 하나라는 법 없죠"

솜노트와 솜메모는 표 대표가 초심으로 돌아가 만든 앱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주 오랜만입니다. 저는 유틸리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노트, 시계, 달력 등 컴퓨터와 모바일 사용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유틸리티를 제공하고 싶었죠."

솜노트는 100만 다운로드 돌파를 앞두고 있다. 표 대표는 "에버노트와의 싸움에 자신있다"고 말한다.

"이 세상에 노트가 하나 있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솜노트는 에버노트와는 다른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오는 6월엔 솜펜을 출시한다. 종이에 '클립'을 끼운 뒤 그 위에 솜펜으로 글씨를 쓰면 스마트폰 '솜노트' 앱에 필기가 되는 것이다. 표 대표는 "스마트 필기 시장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두르진 않는다. 자신감을 싣고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벤처시대에서 모바일시대로 넘어오며 겪은 '산전수전'은 자양분이 됐다.

"솜노트를 만들어내는 2년을 침전(沈澱)의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밑바닥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오는 과정을 겪고 이것을 100% 극복해야만 정말 훌륭한 창업자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는 1, 2년하고 회사를 팔아야겠단 생각을 했지만 이제를 달라졌죠.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다윗일지라도 망하거나 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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