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일본 정부는 규제개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아베라고 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내각 지지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정권이 자신감에 차 있다. 특히 아베 총리가 규제개혁을 요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선언하면서 지지율이 치솟았다는 건 주목할 대목이다.
이 여세를 몰아 아베 내각은 내달 참의원 선거 전에 민간투자 활성화를 겨냥한 강도 높은 규제개혁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노동, 의료보험, 보육, 기업지배구조, 전력, 환경 등 일체의 기업규제 관련 분야들이 총망라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까지 유치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복안이다. 규제개혁만이 아니다. 고령화로 늘어가는 일본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의료산업을 지목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집중 육성하고, 일본판 NIH(미국 국립의료원)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인프라 수출도 3배로 늘겠다며 아예 세일즈맨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터키 원전 수주에 이어 중동, 인도 원전시장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아프리카를 공략하기 위한 20억 달러 ‘아프리카 드림’에도 시동을 걸었다.
주목할 것은 아베노믹스가 그동안 일본 경제를 짓눌러왔던 이른바 6중고(엔고, 높은 법인세, 과중한 인건비, 환경규제, FTA 체결 지연, 전력수급 불안)를 하나씩 걷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베노믹스를 단순히 엔저 공세로만 보거나 역사적 망언에 가려 그 본질까지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일본과 우리의 처지가 역전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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