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자산운용…버냉키 믿지 않는다?

입력 2013-05-20 17:33   수정 2013-05-21 02:15

재산 절반 국채에 묻어둬
위험자산 투자 유도하는
버냉키 경기정책과 대조적



많은 투자자는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의 투자 성향에 관심을 갖는다. 고위직에 있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경제를 전망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매년 공개되는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내역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그렇다면 명실상부 세계 최고 권력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을까. 야후파이낸스의 칼럼니스트 릭 뉴먼은 최근 백악관이 공개한 재산 내역을 근거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전망을 분석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재산은 190만달러(약 21억원)에서 690만달러(약 77억원) 사이다. 미국 법은 공직자들의 재산을 ‘범위’로 공개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이 중 15% 정도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유일한 주식 투자다. 직접 투자가 아닌 은퇴 자금 마련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다. 현재 52세인 오바마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 10년 정도는 이 펀드에서 돈을 빼지 않을 전망이다. 뉴먼은 “S&P500은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와 같은 흐름으로 움직인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미래를 그만큼 밝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신뢰는 없어 보인다. 재산의 절반 정도를 미국 국채에 묻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9% 정도다. 단기국채는 그보다 금리가 더 낮다. Fed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도 못 미쳐 사실상 국채를 보유할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버냉키 의장은 기준금리를 낮춰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유인해 경기를 살리려고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노후 대비도 나름대로 해놓고 있다. 현재 14세와 11세인 두 딸 말리아와 샤샤를 위해 20만달러 상당의 대학 등록금 펀드에 가입했다. 현금도 25만달러 정도를 갖고 있다.

빚도 있다. 시카고에 있는 자택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금액이 50만~100만달러 정도다. 대출 이자는 연 5.25%로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지만 다른 대출로 갈아타지 않고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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