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대형주 반등세가 일부 감지되긴 하지만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업종 대표주들은 여전히 2위권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대표주들이 단순히 업황을 반영하는 것 외에도 글로벌 경기와 환율, 북한 리스크 등 한국 주식시장 전체의 여건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매도세를 이어간 점도 업종 대표주에 부담이 됐다.
20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자, 자동차, 건설, 조선, 화학 등 5대 제조업 분야 주요 상장사의 올해 시가총액 변화를 조사한 결과 업종 대표주가 2위권 종목에 비해 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자업종에선 대장주 삼성전자의 시총이 작년 말 224조1900억원에서 올 5월16일 현재 222조1270억원으로 0.92% 감소했다. 반면 업종 2등주인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총이 각각 16.98%와 16.70% 늘었다.
엔화 약세 직격탄을 맞아 올 들어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업종에서도 대표주 현대차의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시총은 올 들어 10.30% 위축된 반면 기아차는 3.3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총 규모에선 비교가 안되지만 쌍용차는 올 들어 시총이 38.16% 늘어 대조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불황의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종에서도 업종 대표주자인 현대중공업 시총은 올 들어 15.29% 줄었다. 이에 비해 업계 2위 삼성중공업은 13.24% 하락하면서 현대중공업보다는 충격이 적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시총이 5.7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같은 업종 대표주들은 단순히 업황을 반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상황이 그대로 투영된다”며 “환율영향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들의 접근빈도가 높은 만큼 대표주 주가가 더 많이 빠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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