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타계한 을지재단 설립자 범석(凡石) 박영하 명예회장의 유족들이 고인이 남긴 재산 168억원을 학원과 병원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을지재단은 20일 유가족들의 뜻을 전하며 “이 기부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여되는 장학금 20억원을 비롯해 의정부 캠퍼스 및 부속병원 건립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들인 박준영 을지대 총장은 “생전에도 개인 재산 207억원을 학교법인 및 장학재단에 기부해 의료 발전과 후학 양성에 힘쓰셨다”며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아낌없이 모든 것을 바친 선친을 생각해 남기신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향년 87세로 소천한 박 명예회장은 한국 의학 발전과 인재 양성에 앞장선 의료교육계의 거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규모의 병원으로 시작해 굴지의 의료·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킨 보건의료계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히며, 특히 개인 재산인 병원을 모두 법인으로 전환하는 등 의료 공익화에 앞장서 왔다. 고인은 또 1983년 학교법인 을지학원을 설립하는 등 교육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1994년에는 ‘을지의료봉사단’을 결성해 무료 진료 활동도 활발히 펼쳤고, 같은 해 일본에서 홀로 투병 중이던 프로레슬러 김일 선생을 데려와 2006년 임종 때까지 12년간 무료진료를 해준 일화로도 유명하다. 1999년 국민훈장 모란장, 2008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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