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씨 등은 2011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경기도 일대에 ‘비밀 창고’를 만든 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산 중국산 쌀을 국내산이라고 적힌 포대에 옮겨 담는 수법으로 전국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소매업자나 소비자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자체 상표가 달린 포대를 이용했으며 시중 가(20kg당 4만~4만5000원)보다 1000~2000원 정도 싸게 팔아 58억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겼다.
쌀 원산지 위조 판매 전과가 있는 변씨는 사업을 키우려고 인맥이 넓은 최씨와 손을 잡았다. 중국산 쌀을 양곡혼합기에 넣었다가 재포장해 유통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혼자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변씨는 최씨가 폭력조직 부천식구파 조직원을 끌어들이자 수익을 뺏길까 우려, 자신의 지인을 통해 또 다른 폭력조직인 범서방파와 연이 닿아있는 제3의 인물을 포섭했다. 2개 폭력조직이 가담한 상황에서 조폭들끼리 충돌하면 경찰에 적발될까 우려한 변씨와 최씨는 양곡혼합기 1대를 야간에 번갈아가면서 돌리는 수법으로 이익을 나눴다.
이들은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합숙 생활을 하기도 했다. 포대갈이한 쌀을 운반한 사람들에게도 두둑히 웃돈을 챙겨줘 입을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쌀 원산지를 속여 판다는 첩보를 입수해 추적하던 중 조직폭력배까지 가담한 유통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폭력조직 차원에서 개입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자금이 조직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