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기업인 대상 강연에서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기존의 금융완화 정책과 별도로 ‘세계에서 승리’를 키워드로 농업 개혁과 대학 개혁, 기업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아베 총리는 무엇보다 기업 설비투자를 지금보다 10% 늘리겠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한국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물론 삼성전자도 사례로 인용했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일본의 경쟁력 패배를 지적한 것이다. 다른 국가는 그의 안중에 없었다. 국가 지도자 연설에 특정 국가를 이렇게 언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아베 총리는 우선 반도체 분야를 패배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한때 일본을 대표했던 반도체산업이다. 하지만 일본의 반도체 세계 시장점유율은 2002년부터 삼성전자에 밀린다. 그 이유가 바로 일본 기업의 대규모 투자 부족 탓이라는 것. 삼성은 1999년부터 일본 기업의 3배가 넘는 투자를 지속해 일본을 이겼다고 아베는 설명한다. 때문에 모든 정책을 총동원해서라도 지금 당장 기업 설비투자를 늘리겠다는 그의 각오는 마치 삼성만이라도 따라잡겠다는 집념처럼 비춰진다.
韓과 비교하며 열세원인 찾아
그는 문화나 관광산업에서도 한국에 밀린다며 분개한다. 한국은 콘텐츠 수출을 계기로 ‘코리아 뷰티’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 화장품 무역 적자가 해소되고 수출국으로 변모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때 잘나갔던 일본 콘텐츠 수출은 한국의 절반 이하에 머물러 있다. “일본의 문화 산업 실력에 비춰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아베 생각이다. 5년 후 현재의 세 배로 늘릴 것이라는 계획 또한 자연스레 나온다.
일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역시 연간 800만명에 그치고 있지만 한국은 지난 5년간 거의 두 배 늘어나 연간 1100만명을 넘는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 이유로 한국은 비자제도를 개선해 단기체류의 경우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를 바꾸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역사문제에서 망언을 늘어놓고 있는 아베 총리다. 마치 한국인들이 보라는 듯이 일제 잔재인 731 숫자를 내세우고 야스쿠니신사를 들먹인다. 하지만 이 강연에선 냉철하게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한국 타도를 외친다. ‘세계에서 승리하자’는 성장전략 역시 한국을 이기자는 극한(克韓) 의지의 연장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상실감 해방이 내 임무" 주장
그는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자신감 상실이라는 속박에서 일본을 해방시키는 것이 본인의 임무라고 주장도 한다. 부품회사의 한국 이전 시도 또한 자신이 막았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그의 혼네(본심)에선 한국에 밀려 2류, 3류 국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절박함이 언뜻 묻어 나온다.
물론 이런 절박함을 만든 것은 일본 경제 불황의 20년이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이 2019년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마당이다. 세계 경쟁력에서 밀린 전자업계에선 아직도 개혁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소니가 전자분야에서 적자를 내고 있고 파나소닉 또한 연속 적자를 보이는 상황이다. 아무리 고기능화와 초소형화로 성과를 내도 이것을 구매할 기업들이 없다는 일본 부품업계의 푸념마저 들린다.
일본 불패의 신화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는 일본인들이다. 한국과의 결전이요, 한국 타도라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먹혀드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 한국 정치권은 기업 때리기에만 열심이다.
오춘호 논설위원·공학博 ohchoon@hankyung.com
▶ 女 인턴에 "부부관계 안 좋다"며 다가오더니
▶ 도경완, 장윤정에 눈 멀어 부모님께 결국…
▶ 女배우, 노팬티 노출 사고 '중요 부위가…헉'
▶ 술자리서 만난 女와 여관 갔다가 '이럴 줄은'
▶ 전현무-심이영, 돌발키스 후 잠자리까지 '경악'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