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성형미인과 게임 아바타

입력 2013-05-22 05:34   수정 2013-05-22 16:07

<p>얼마 전 2013년 미스코리아의 사진이 공개되어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사진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미묘했다.</p> <p>'어머니가 날 낳으시고, 의느님('의사+하나님'의 합성어)이 날 거두시니'라며 개성없이 비슷하게 생긴 후보들의 모습을 비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얼굴을 뽑는 대회가 '한국 의료기술 경진대회'가 된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 2013 미스코리아 후보 사진
한국만큼 외모에 민감한 나라도 없다. 전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기준에 '머리 크기'를 논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취직을 하기 위한 '취업 성형'도, 대학에 들어가기 전 '수험생 성형'도 한국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제 부모의 역할에 먹여주고 재워주고 공부시켜 주는것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도 들어갈 정도다.</p> <p>그런데 '외모 지상주의'는 오프라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온라인에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3년 넘게 같이 게임을 한 친구가 있다. 실제로는 상남자(?)지만 이상하게 온라인 게임에서 시원한 의상을 입은 야들야들하고 예쁜 여자 캐릭터만 고집했다.</p> <p>하루는 궁금해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내가 온라인 게임을 하루에 3시간 이상 플레이해. 그러면 내가 남자 뒤통수를 봐야 할까, 여자 뒤태를 봐야할까?'라며 되물었다.</p> <p>그렇다. 온라인 게임에서도 '예쁜 캐릭터'의 중요도는 별이 다섯개다. 게임에서의 캐릭터는 '나'의 아바타도 되지만, 함께 오랜시간 플레이하는 '동반자'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시험문제를 풀 때는 5분 동안 고민하고, 캐릭터를 정할 때는 50분을 고민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 블레이드&소울(왼쪽위)-아이온-아키에이지(오른쪽아래)-테라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출시한 게임들의 여자 캐릭터들은 어디서 본 듯한 외모가 많다. 캐릭터만 보고는 무슨 게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커다란 눈, 오똑한 코, 새초롬한 입술, 하얀 피부는 '떡볶이-튀김-순대' 세트처럼 필수는 아니지만 기본이 되는 패키지다.</p> <p>블리자드의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불타는 성전 확장팩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블러드엘프' 종족이 급속히 늘어나 다른 종족에 비해 8:2의 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와우의 스토리 상으로 오크와 트롤 종족이 주가 된다. 하지만 유저들의 '가슴이 시켜야' 선택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p> <p>게임은 과연 현실의 반영인가? 기존의 게임 속 캐릭터 외모는 선택의 폭이 좁았다. 그런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에서부터는 코 넓이, 속눈썹 위치까지 조절할 수 있는 미세 조정(?)이 가능해졌다.</p> <p>따라서 유저들은 의느님으로 빙의해 자신의 캐릭터를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몇시간 동안 자체 성형 수술을 집도(?)했다. 그러다보니 '게임에서는 아이유, 김태희가 박지선보다 흔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 '블레이드&소울'의 커스터마이징
외모 지상주의가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게임 세상까지 현실과 '닮아도 너무나 닮은' 모습은 안타깝다. 이상수 철학자는 '고쳐야할 것은 얼굴이 아니라 마음이며, 성형 미인보다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그윽한 향기다'라고 했다.</p> <p>예쁜 캐릭터도 좋지만 얼핏 보기에도 비슷비슷한 캐릭터들보다 게임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개성있는 캐릭터가 절실하다. 물론 아직까진 전형적 미인과 개성적 미인 중 '산다라박'을 선택하는 분위기지만 말이다.
▲ 흔한 질문과 흔한 대답
</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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