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영구채 지급보증은 100% 은행 신용공여액에 반영

입력 2013-05-22 14:38  

금감원, 영구채 지급보증시 은행 신용환산율 100% 적용 결정 공문 작년 발송
"은행 보증 영구채 회계처리와는 무관"



이 기사는 05월21일(1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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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은 은행들이 영구채권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했을 경우 이에 대한 위험 노출 금액(익스포져)을 산정할 때 일반 회사채 지급보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은 "다만 이런 조치는 은행의 신용 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일 뿐 두산인프라코어처럼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 발행된 영구채의 회계처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21일 금감원 은행감독국 바젤 전담팀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영구채에 은행이 지급보증을 서기로 계약한 경우 일반 회사채에 대한 지급보증과 마찬가지로 신용환산율을 100%로 적용하도록 은행들에 작년 11월 초 관련 공문을 발송해 통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용환산율이란 지급보증처럼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난외'(off balance sheet) 익스포져를 '난내'로 끌어올 때 적용하는 변환계수다. 위험에 따라 0~100%를 곱한 뒤 난내와 합하면 전체 익스포져가 된다.

현행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들은 △회사채 발행 관련 지급보증 등은 100% △입찰 보증 등 거래 관련 보증은 50% △단기 무역 관련 지급보증 등은 20%의 신용환산율을 적용해야 한다.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구할 때도 일반 기업 익스포져와 똑같은 위험가중치(신용등급에 따라 20~150%)를 적용한다.

다만, 다양한 계약이 존재하는 영구채 속성상 위험가중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례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10월 국내 일반기업 최초로 발행한 영구채의 경우 5년 뒤 채권이 아닌 주식으로 위험가중치 적용 기준이 바뀔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영구채를 조기상환(콜옵션 행사)하지 않을 경우 지급보증 은행들이 현금 대신 정해진 수의 주식으로 원리금을 상환받기로 계약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 조건이 다 달라 위험가중치를 모두 차등 적용하도록 하는데 실무적인 한계가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5년 뒤엔 상황에 따라 가중치 적용을 달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두산인프라코어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민감한 은행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은행업감독업무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장 주식 익스포져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300%로 채권을 훨씬 웃돌아 재무건전성 관리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감독 당국의 이같은 영구채 지급보증에 대한 신용환산율 100% 적용 조치로 조선 해운 등 업황 부진 기업들이 두산인프라코어처럼 은행 보증을 받아 영구채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SK텔레콤 대한항공 등 이달들어 은행 보증을 받지 않는 순수한 영구채를 발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영구채 지급보증에 대한 신용환산율이 100%로 결정된 것이 최근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로부터 자본 판정을 받은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회계팀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의 회계처리에 대해선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의 자본 결정으로 논란이 끝난 상황"이라며 "은행의 영구채 보증에 대한 신용환산율 결정은 감독 당국의 은행 보증에 대한 신용 위험 관리 차원으로 영구채 회계처리 문제와는 구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호/이상열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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